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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읽기

조지아 오키프 ㆍ가을나무

by 일뤼미나시옹



단풍철


잃어버릴게 있다는 걸 직시하는 시간이다..

거둔 다음 잊어버릴 시간이 찾아왔다는 건

겉옷을 바꾸어 입는다는 것이다.

나는

추워지면서 더 얇아지는 겉옷을 입으려 한다.

떨면서

바스락거리는 사유가 시작된다.

현창이 닫히는 소리, 처소의 육체가 삐거덕거리는 소리,

가난한 발이 서성거리다, 연필을 들고 종이를 긁는 소리


단풍철은 얇은 사유로 헤쳐 들어가는 한 세계와의 이별 여행이다.

젖은 시간은 바래어 낙타의 발자국이 된다.

가을나무여

너를 한 호흡으로 마시고

나는 외풍을 겪으러 가려한다

마음 채색이 퇴색이 된 그대와

사막살이를 시작하려 한다.


오라, 불후를.겪으러



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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