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축일을 기억하세요
춤으로 기록하고 언어로 기록하고
그림으로 기록하고 조각으로 기록하세요
그대의 축일이란 무엇인가요?
사랑하는 이와 온전히 하나 되는 날 아닌가요?
카페에서 강가에서 차 안에서 영화관에서
그대의 사랑을 확인하고 연인과 함께
온전한 시간을 보는 날
그날이 축일입니다.
세상이 정해 놓은 축제의 날이 아니라,
그대의 사랑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은 언제나
축일입니다.
그대의 꽃나무와 그대의 돌쩌귀
그대의 빗방울과 그대의 이마가 순간 만나는 날도
눈발이 내려. 그대가 바라보고 싶었던 눈발이
백만 년 만에 찾아와 순간 그대 눈 앞에서 사라졌다 해도
그날은 축일입니다.
나날의 생이 그러니까. 축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오늘은 축일이고 이 시간이 축일입니다.
해 질 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앓아 누워 있어도
내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에 가 닿아서 지는 해에게
무언의 소원을 빌었다면, 그날도 축일입니다.
카페에서 춤을. 추는 연인들의 눈과 동작 그리고
그들을 품고 있는 카페를 보세요. 얼마나
황홀한지. 황홀한 격정을 보세요.
Jean Metzinger - Dancer in a Café (Danseuse au café) [1912]
[Albright-Knox Art Gallery, Buffalo, New York - Oil on canvas, 146.1 x 114.3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