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상자에 마지막 못이 박히려는 순간입니다. 왜소하고 털이 융숭한 팔이 무게가 엄청나 보이는 망치로 내려치고 있습니다. 붉은 상자 위에는 채찍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그림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감금과 고문 그리고 매장입니다. 가는 팔은 노동하지 않은 관료의 팔이거나 성직자 혹은 공권력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있어서 '빨강' 은 어떤 언어일까요. 그림은 시카고 박물관에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면 아래로 내려 보이는 구도입니다. 저 상자 안에 당신이 갇혔습니다. 채찍으로 피가 낭자하게 얻어맞고서 망치질을 해대는군요. 어서 비명을 지르세요.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