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데이지

마티스


그때 너는 이름이 없었다  검은 아라베스크  무늬의 철 대문 앞을 지나다 문 틈으로 눈 마주친  너는 이름이 없었다. 매일 같이 지나갔지만 매일 같이 너는 이름이 없었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주인은 응답 없었다 
이름 없는 너의 날들마다 심장이 하나  더 뛰었다 아픈 이를 위해 끓이는 흰 죽 같이 넘치는 심장의 밤에는 흰 새들이 세상 잠든 사이 이사 갔다 이사 가면서 겨드랑 속 너를  품었던가 아라베스크  무늬 사이에 너는 어디로  갔는지 그렇게 여태껏 내게는 이름도 없이  흰 죽처럼 끓어 넘치는 이름  

매거진의 이전글 카니발의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