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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무라노 행 기차

간딘스키



당신의 기차는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요. 어디서  당신의 기차는 종착합니까. 기차를 타고 창을 볼 때 몸은 기차의 나이를 먹는 것. 기차의 나이란 기차의 기억과 기차의 이별과 기차의 여독을 함께 하는 것. 당신의 체온은 기차의 체온. 기차는 어디서 당신을 내려주고 돌아올 런지요. 얼마나 더 기차를 기다려야 나도 기차의 나이를 먹고 기차의 이별을 체험할는지요. 오래 달려온 기차는 지친 말처럼 몸을 푸들푸들 떨며 간이역에 엎드리겠죠. 그날 나는 지친 기차 옆에서 기차의 곤한 잠이  깰 때까지  창 마다  한 장씩 붙어 있는 당신의 꿈을 들여다볼 것입니다. 당신, 당신이라는 기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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