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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여름의 출발

만레이


현기증의 여름. 혼절의 여름. 먼 산 짙푸르서 어둑한 여름. 에메랄드빛 호수 면한 초록 풀밭에서 느끼는 현기증의 여름. 초록 풀밭의 원시성  위에 나신들은 여름의 정수를 향유했다, 죄도 없이 악도 없이 선도 없이 육체의 여름을 향유했다. 이것은 여름의 출발이다. 몰려오는 구름. 파란 호수. 초록 풀밭과 검은 나무들의 축제인 여름은 인간을 나신으로 맞아들이고 원시적 신화의 세계의 여름이 된다. 이 폭발하는 여름  안에서 옷을 걸친다는 것은 대자연을 문명인을 위한 배경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나신으로 여름 속에 깃든다는 것. 현기증의 여인아, 그대의 여름은 오직 그대만의 여름.  성장하고 성숙하는 그대 만의 여름. 오래 앓고 구토증이 나도록 현기증을 앓아버리라.  먹구름 몰려와 빗금 긋는 빗줄기 내리면 존재들은 자기 만의 노스탤지어를 풍기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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