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여름밤

윈슬로우 호머

by 일뤼미나시옹


은은이 달빛입니다. 은은의 달빛은 바다를 등대 불빛만큼만 비춥니다. 우리는 바닷가에 닿아 널널하게 바다를 보고 있으며, 바다를 등진 뒷모습은 칠흑입니다. 사기그릇에 숟가락 부닺치는 소리 닮은 달빚 조각들 바다에 널버러져 있고, 우리들 마음엔 소금 거품 같은 음악이 끓습니다. 이에 넋 놓고 바다를 바라보다 못해 두 여인은 탱고나 왈츠, 블루스를 치며, 밤바다를 한층 들뜨게 했습니다. 우리 넋을 훔쳐 버린 여름밤 바다. 우리 넋이란 밤바다에 널브러진 달빛에 다름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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