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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와인잔을 든 이중 자화상






   붉은 와인잔에 포도주가 채워져 있습니다. 붉은 옷의 샤갈은 황홀한 표정입니다. 그를 무등 태우고 있는 여인은 샤갈의 여인  벨라 입니다. 그들이 결혼했습니다. 샤갈은 예술적 영감을 불어주는 벨라와 사랑에 빠졌고, 벨라의 뱃속에 아이도 생겼습니다. 샤갈의 머리 위 자주색 천사는 곧 태어날 아기를 암시합니다. 그리고 벨라의 오른쪽 다리와 자주색 천사가 닿아 있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원색의 색감이 보여주는 그대로 거침없고 즉각적이고  분명하며 영감에 가득 찬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흰색과 노란색 사이  수직  구도의 인물들은 이 세계에 더없이 소중하며 충만해 보입니다. 영원한 삶의 의미이자 발견이며 불확정성이며 의문인 사랑을 샤갈은 그의  그림에  주요 주제로 삼았습니다. 와인잔을 든 이중 초상을 보면서 왠지 모딜리아니와  잔느가 떠오르는데요. 괜스레 유리병에 담근 지 오래되어 술 이름도 모르는 독주 한 잔 마시고 붉은 옷의 샤갈처럼 느슨해지고 희영청  황홀해지고 싶은 흐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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