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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나무 나무 나무


이렇게 눈 감고 입 다물고 세상 냄새에 둔감하게  고요히 호흡하면서  살고 있는  이가 부처입니다. 이렇게 눈 감고 입 다물고 역겨운 세상 냄새에 관대한 이의 속을 뒤집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렇게  고요하게 눈 감고 입 다물고 누가 코를 베어 가도 무한 관용으로 정좌하면서  초월해지려면  무얼 버리고 취해야 할까. 무작정 자리에 퍼질러  앉아서 눈 감고 복식호흡한다고 내가 부처되고 세상이 불국이 될까.  돌에서 부처상을 만들어내는 장인의  솜씨를 보면, 그가 누군지 알 순 없지만  돌덩이 하나를 앞에 두고, 돌 안에 부처를 자기 안에 부처를 세상의 부처를  찾아서 돌을 깬  석공의 생은 부처에 다름 아니다. 다문 입 감은 눈 세상을 이해 버린 이마와 돈단무심은 석공이 살았던 세속의 바람이었까. 내 안에 절그럭거리는 잡동사니 같은 마음을 설거지 물 식당 밖으로 확 내다 버리듯 쏟아 버리고 싶으면서 또 한편 라훌라, 라훌라, 조롱해 버리고 싶네.  나무 나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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