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무제, 빈 꽃병

마크 로스코 - Blue and Gray 1962.

by 일뤼미나시옹




러닝머신 위 삼십 분


김정룡



러닝머신 위 삼십 분이면

가슴에

따끔따끔한 꽃이 온다

따끔따끔한 꽃이 환하게 온다

혼신으로 달려 헐떡거리던 몸은

혼신으로 피는 꽃의 탄생을 가슴으로

맛볼 수 있다.


세상에 헛걸음질 치러 오는 꽃들은 없겠지


꽃을 낳느라 숨이 몹시 차다

달리기를 멈추고 손을 가슴에 댄다

꽃이 태어나는 순간의 맥박도

이러하리라.


가슴 한 복판에 따끔거리던 꽃이

흔적 없이 사라진 진정된 몸


빈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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