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몬 카사스 - Over My Dead Body (1893)
두 개의 문 사이에 여자가 있다.
한 개의 문은 두 팔이 가로막고 있다시피 하는 문이다.
다른 하나의 문은 방의 끝에 반쯤 열려 있고,
열린 문 너머는 어둡다.
여자의 시선은 그림의 바깥쪽으로 향해 있는데
누군가 밖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림의 바깥쪽으로 경계와 불안의 시선을 두고 있다.
실내는 열린 문으로 빛이 한 점 바닥에 깔려 있다.
화들짝 빛에 놀란 것인가!
여자의 뒤쪽 반쯤 열린 문으로 누군가 빠져나간 것은 아닌가?
그림은 열린 문의 중첩된 구조 속에서 여자의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원 제목은 "Summer Study"였다.
이후 Miguel Utrillo는 1900 년 5 월 Sala Pares에서
"Over My Dead Body"로 회화 제목을 변경했다.
자기 죽음을 넘어선다는 것의 제목을 통해 유추해 보자.
첫째, 죽음마저 감수하고 지킬 것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삶을 포기하고 세상과 단절하며 문을 닫아걸 테니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자의 등 뒤에 반쯤 열린 문은 그녀의 이후 생이 다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건가?
셋째, 여자가 입은 옷은 희다. 흰 옷은 여름옷이지만 죽음이나, 순수한 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죽음을 넘어선 결단 이후의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실내는 회색톤이지만, 여자의 등 아래 황금빛 한 점의 빛은 실내의 모든 우울한 공기를 정화 시킬 수 있다. 여자가 시선을 보내는 집 밖은 분명 여자가 원하는 심정의 그 무엇과 괴리되는 정황임이 분명하다. 누가 찾아온 것인가? 아님 어떤 불길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그림은 파스텔 톤과 실내의 구조, 신체의 움직임(정지)등 여러 정황을 통해 풍부하게 사건과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이 밖의 또 다른 이야기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