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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결국 운동하게 될 뻔한 이유
[다들 그렇게 살아요. 뻔한 이유로 행복하게]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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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Sep 29. 2024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는 바로 당신이고 나이다. 당신이 나이고 내가 당신인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뻔한 이유로 뭉근한 행복을 바라는 당신의 가슴이 나의 등이고 나의 가슴이 당신이 등이 되어 주면서.]
살아가면서 소중한 건 알겠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자꾸 꾀를 부리게 되는 게 있죠. 온몸으로 책을 읽는 것보다 눈만으로 영상에 빠지는 게 그렇고, 금방 사라질 가을바람을 맞는 대신 주저앉고 기대고 눕는 게 그렇습니다.
친구가 먼저 안부 전화 하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게 그렇고, 항상 옆에 있을 줄 알고 고마움, 용서, 사랑을 미루고 미루면서도 몸과 마음만은 늘 건강한 '참 괜찮은 사람'으로 살려는 욕심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이 마음을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도 결국 당신은 몸보다 무
겁게 닫힌 마음을 열고 나갈 겁니다. 당신도 누구나 원하는 건강 클럽 '9988 1234'에 가입하고 싶으니까요.
밥 먹듯이 운동할 자신은 없지만 운동하듯이 밥 먹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을, 넉넉하게 운동하라고 시간을 내어주는 경우는 없다는 것을, 그런 경우가 생겨도 안하던 운동에 마음보다 몸이 먼저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일흔 둘 어느 겨울날. 갑자기 걸려온 친구 전화를 받고 주저 없이 2km 정도는 단박에 뛰어가 시원한 맥주 한 잔 비워낼 수 있기를 바라시죠? 맥주 한 잔보다 걸려 온 친구 전화에 '오늘도 무조건 좋아'라고 대답할 수 있는 체력과 마음의 여유를 원하시죠?
팔순 잔치를 끝낸 날도 꼿꼿하게 허리 펴고 혼자 동네를 한 시간쯤 걸으면서 아까운 햇살, 소중한 바람과 구름을 몇 번이라도 더 당신의 감정으로 느끼면서 그리운 사람들을 그려보고 싶잖아요?
아흔여섯 벚꽃 흐드러진 날. 사랑하는 사람과 '7090' 라이브 카페에서 평생 좋아하는 노래 몇 곡을 목청껏 부르고 부르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 하루도 참 행복하다'라고 당신 안에 있는 자연 속에, 당신을 낳고 다시 거둘 신에게 감사 기도하고 싶잖아요.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따듯한 보이차 한 잔 마시면서 선명한 정신으로 자연과 같은 마음으로 용서하는 기분으로 감사 일기를 쓰고 또 쓰고 싶잖아요. 새벽 운동을 나가기 전에 말이에요.
'아흔아홉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사흘 정도 누워 천천히 당신의 생을 돌아보고 주변에 있는 이들과 정성껏 작별한 뒤 마지막 단잠에 빠지'려는 당신은, 몸짱보다는 마음짱이 되고픈 당신은, 오늘도 결국 운동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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