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다정하지만 내 마음이 좀처럼 가 닿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배움을 던져 주지.
거칠고 투박하지만 끝까지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내게 애매하게 괜찮은 척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라고 가르쳐 주지.
나에게는 그런 가르침을 주는 꽃이 있어. '꽃길만 걷자'라면서도 오늘 걷는 길이 꽃길인 걸 모른다고 야단하지도 않는, 그런 꽃이 있단다.
내 마음이 조급하고 옹졸해지고 닫혀 버리면 이름처럼 영락없는 잡초가 되어 버리는 꽃. 숨지는 않았지만 바람에 흔들리기 전에는 눈에 들어차지 않는 꽃.
하지만 조금만 느릿하게 걸으면서 햇살에 바람에 풀숲에 눈길을 주고 말을 걸어 주면 노란 눈망울을 살랑거리며 제일 먼저 내 길이 꽃길임을 알려주는 계란꽃.
내가 꽃을 피우고/너도 꽃피우면/결국 풀밭이 결국 풀밭이/꽃밭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내가 물들고/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결국 온 산이/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_<나 하나 꽃피어>(이승민) 노랫말 중에서
남들에게 꽃이 되어라 말하기 전에 나부터, 나부터 꽃이 되면 그만이라고. 그러면 온 세상이 꽃으로 가득할 뿐이라고, 오늘도 흔들흔들 알려주네.
자신 옆을 스치면서도 벚꽃을 생각하고, 능소화도 떠올리고, 프리지어 향만 그리워하며 눈물 짓고 헤매느라 지금 꽃길 위의 시간을 버리지 말라고, 오늘도 어제마냥 알려주네.
티나지도 티 내지도 않으면서 그 자리에서 매일 꽃 같은 일기를 쓰며 추운 겨울을 묵묵히 이겨낸 개망초같은 너에게.
흔들려도, 비 맞아도, 햇살이 넘쳐 나도, 큰 꽃에, 사람에 가려 그늘져도 지나고 나 일기장을 들춰 보면 언제나 네 꽃밭이었구나, 싶어지게.
스스로 먼저 꽃처럼 피어나면, 어떤 바람이 불어오는 길이라도 늘 꽃길이 될 거야.
마음이 꽃과 같다면, 한겨울에도 꽃은 피어날 수 있단다. 꽃과 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일기를 쓰고 잠든다는 너는 이미 한 송이 꽃이란다. 왜냐하면 꽃은 끝이 아니라 열매의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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