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짧든 길든 여행을 떠날 때면 늘 계획을 세운다. 성향도 취향도 관계없이 적어도 떠나는 날짜, 향하는 장소, 이용할 교통 수단 정도는 미리 정한다.
시작하기 전 '어느 정도'의 방향을 가지고 움직이는 거다. 그런데 정작 매일, 매주, 매년, 심지어 수십 년을 무한히 반복할 듯한 일상에서는 정반대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루를 다 마친 저녁, 한 주를 보낸 주말, 한 해를 넘긴 연말, 여생을 다 보낸 노년에 이르러서야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잘했든, 못했든 무언가를 마치면 두 가지 마음만 남는다. 지나 온 시간이 아까워 자신에게 호혜로워 지거나 아쉬워 더 강력해 지거나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아프지 않고 살기에는 우리 인생이 짧다. 단순히 과거를 되짚어 보는 행위는 내가 주도하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다.
우리 인생에 정말 필요한 건 뼈저린 반성 대신 깊은 깨달음이다. 습관적인 후회 대신 온전한 현존現存이며, 무의미한 회한 대신 영원회귀永遠回歸에 대한 긍정이다.
여행할 때보다 '여행하는 기분'이 들때가 더 좋은 때다. 매일 '발견'하는 새벽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새벽 덕분에 매일, 저녁에 하루를 평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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