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아의 봉사'
이 표현을 자주 봤었지? 여기 저기 세워져 있는 비석에 새겨진 이 말이 네 이름과 비슷하다고 스스로 놀라면서 그 의미를 자주 물어보며 눈이 휘둥그레지던 어릴 적 네 모습이 선하네.
사실, 이 표현은 세계 최초로 설립된 특정 봉사 활동 단체(주1)의 슬로건이란다.
주 1> 국제로타리클럽(Rotary International);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그런데 며칠 전 주말. 한참 통화를 하면서 아빠는 네가 지금 꾸준히 하고 있는 봉사 활동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표현이 새삼 떠오르더라.
네 목소리에는 순수한 애정과 열정, 사랑과 정성, 그리고 애틋함이 녹아 있었거든. 그래서 더욱 봉사에 담긴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초아'는 '나를 초월한다'는 뜻으로, 이타주의적이고 헌신적인 봉사 정신을 강조하고 있어. 즉, 자신의 이익이나 욕구를 넘어서서 타인을 돕는 순수한 마음을 의미하지.
그런데 봉사활동에서 자신이 빠진 체 완전무결하게 실천이 된다고 가정한다면, 자칫 자기희생을 스스로 강요하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남을 위한 마음, 즉 이타는 곧 자신을 위하는 마음, 즉 이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란다. 다른 이 앞에서 서서 정중하게, 깊게 목례를 해 봐. 남을 위해 고개를 숙이면 숙일수록 자신이 더 잘 들여다 보이잖아.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존재란 말이고, 나를 스스로 바로 세워야 봉사는 물론이고 자기 삶이 지속 가능하단 이야기지.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봉사는 일방적인 시혜가 아니라, 수혜자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자립을 돕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게 돼.
봉사활동이 봉사자의 희생만을 부각하여 수혜자를 수동적인 대상으로 만들거나, 봉사자와 수혜자 간의 건강한 인간적 관계 설정을 방해할 수도 있을테니까.
게다가 현대의 봉사 활동은 단순히 '좋은 마음'만 가져서는 안 돼. 실질적인 도움을 위한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 전문성을 길러야 하는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란다.
'재능 기부'처럼 말이지. 이런 의미에서 '초아'라는 의미에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측면이 간과될 수 있는 것이지.
결론적으로 봉사는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정신이라는 숭고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 개념을 너무 좁게 해석하지 않아야 해.
개인의 희생만을 강조하거나, 봉사 활동이 가진 복합적인 측면 - 지속 가능성, 전문성, 수혜자 존엄성, 사회적 책임 - 을 간과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네가 봉사 활동 마감 시일을 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아빠의 마음이 조금은 기우였구나 싶어 졌다는 고백은 안 비밀이란다.
그래도 숭고한 너의 행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너 스스로를 아끼는 데 투자하는 시간을 아끼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가득하단다.
오늘도 세상 아름다운 영혼들을 만나면서 너도 그리 물 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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