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여행

[ 새벽독서; 나를 춤추게 하는 문장들 ] 04

by 정원에

우리는 언젠가는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뿌듯한 얼굴로 긴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가 했던 것들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는 여행을 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항상 집에 있다고 여길 수 있는 거리만큼, 딱 그만큼만 갔기 때문이다.

_니체의 인생 수업, 니체, 2024, 메이트북스, p.22



기간, 장소에 관계없이 (거의) 매일 떠난다. 하지만 언제나 떠나면서 동시에 돌아올 궁리를 한다.


지루해도, 재밌어도, 의미 있어도, 그저 그래도 마찬가지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었든, 매일의 일상이든 마찬가지다. 어릴 적, 젊은 시절, 심지어 지난주에도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돌아갈 궁리부터 했다.


너무 어렸을 때 떠났던 여행은 그곳이 집 강릉 바닷가였는지, 집 앞마당의 모래밭이었는지 여태껏 구분하지 못한다. 그때의 감각만 어렴풋 기억할 뿐이다.


여전히 익숙함의 감옥에 갇힌 채, 안주하는 삶을 여행으로 포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통을 경험하지 않(으려)고, 그저 타인이 설정해 놓은 목적지에 도달한 것을 '긴 여행의 성과'라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결국, 여행은 집으로 돌아올 이유를 찾기 위해 떠나는 행위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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