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울음으로 생을 시작했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터뜨리는 그 날카로운 비명은 “나 여기 있어요, 나 불편해요, 나 배고파요”라는 가장 원초적인 투쟁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운 첫 번째 기술은 울음이 아니라 바로 ‘침묵’이었다.
그 침묵의 스승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젖.꼭.지.
배가 고파 울고 발을 버둥거리던 그때. 엄마의 젖꼭지를 문 순간, '나'의 아기는 말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
마치 자동차가 기름을 넣을 때 엔진을 잠깐 끄듯, 중요한 순간에는 잠시 멈추고 고요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어머니의 젖꼭지는 ‘최초의, 최고의 교실’이었다.
젖을 먹는 동안 '나'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삼키는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다. 살면서도 그렇다. 말을 해야 할 때가 있지만, 때로는 들어온 감정과 생각을 꿀꺽 삼키며 내 안에서 조용히 소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침묵은 말의 반대가 아니라, 말을 잘 삼켜 소화시키는 몸의 휴식이다.
그 작은 손은 아무것도 쥐지 못한다. 손에 힘을 주어 움켜쥐는 대신, 오로지 입으로,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만 되어 있다.
침묵도 그렇다. 손 가득 걱정과 분주함을 쥐고 있을 때는 아무리 좋은 말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의 손을 비우면, 세상이 건네는 신호와 타인의 마음이 조용히 들어온다.
엄마의 젖꼭지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그 연결은 말보다 먼저 배운 신뢰다. 말로 다가가기 전, 먼저 침묵으로 상대의 눈빛과 숨결을 읽어내는 능력.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잠시 가만히 머물러 주는 태도라는 것.
아기가 젖을 먹을 때 말이 없다고 해서 비어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은 자기 생의 에너지를 가장 빠르고 뜨겁게 채우는 시간이다.
침묵도 마찬가지다. 말을 아낀다고 해서 소통이 멈추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 감정이 정리되고, 관계가 회복되고, 지혜가 자라는 법이다.
우리는 모두, 그때 이미 ‘침묵의 기술’을 배웠다.
세상에 나온 첫날, 엄마의 젖꼭지를 물며 조용히 세상을 배웠던 아기처럼 우리도 삶의 어려움 앞에서 다시 그 기술을 떠올릴 수 있다.
말을 멈추는 순간,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배우고, 다시 채우고, 다시 연결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젖꼭지가 가르쳐준 침묵은
결핍이 아니라 회복의 고요,
비워냄이 아니라 충만을 위한 숨 고르기다.
이제 다시,
그 숨을 되찾아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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