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우주에 떠 있는 별은
사실 수억 년 전부터 그 자리에서, 무심하게 빛나고 있는
거대한 가스 덩어리 거나, 스스로 타오르는 뜨거운 불덩이일 뿐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불덩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별을 ‘이야기’로 바꾼다.
별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는 매일 변하기 때문이다.
먼 옛날,
고대인들은 밤하늘의 별들을 이어 곰을 그리고, 영웅을 만들고 신화를 썼다. 반짝이는 점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재료였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다르지 않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각자의 점을 잇는다.
내일의 꿈을 잇고,
뼈아픈 후회를 긋고,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그리면서,
그렇게 별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 마음을 비추는 가장 작지만, 가장 선명한 거울이 된다.
사랑에 빠진 연인에게,
지친 퇴근길의 직장인에게,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에게,
혹은 길을 잃은 여행자에게….
내 안의 상황과 감정이 어둠의 까만 종이 위에
별을 펜 삼아 휘갈겨 쓴 일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주 잊고 산다.
대낮의 눈부신 태양 뒤에도 별은 여전히 떠 있다는 사실을.
인생도 이와 참 닮았다.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건강하고,
화려한 조명 아래 서 있을 때는
정작 소중한 것들이나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니,
너무 밝아서,
아주 흥분되어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별 볼 일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실패나 이별처럼 삶의 염증이 통증으로 번지는 시간이 찾아오면,
비로소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 가스 덩어리에, 그 불덩이에 다시 기대려 한다.
그제야 늘 그 자리에 있던 별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어둠이 있어야만 비로소 빛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속삭이는 별의 이야기를!
그제야 다짐한다.
이 어둠이 지나 다시 태양이 떠올라 ‘나’를 비출 때에도,
지금 어둠 속에서 읽어낸 이 진심 어린 이야기를 잊지 말자고.
그런 다짐으로 마음속 오래된 일기장에 밑줄을 긋는다.
그렇게 별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이 되고,
밤하늘은 인류가 써 내려온,
그리고 앞으로 내 인생의 유일한 ‘나’란 작가가 써 내려갈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 찬 거대한 도서관이 된다.
그런데!
그 도서관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빌려 읽은 적이 언제였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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