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냉정하면서 다정한 관객

[ 사유가 머문 자리 ] 2

by 정원에


○•_심연의 거울

인생이라는 거대한 극장의 조명이 꺼지고, 환호하던 군중이 모두 떠나간 뒤에야 비로소 진짜 연극은 시작된다.


무대 위에는 오직 두 존재만이 남는다. 가면을 벗은 ‘나’, 그리고 어둠 속에서 ‘나’를 응시하는 단 한 명의 관객이다.


세상의 평가는 소란스럽지만 부정확하다. 요구는 매력적이면서 거북하다. 그들은 ‘나’의 화려한 의상에 박수를 보내거나, 실수한 대사에 야유를 보낼 뿐 내가 쏟은 땀방울의 진실성까지는 간파하지 못한다.


그러나 텅 빈 객석에 남은 ‘공정한 관찰자’는 다르다. 그는 절대 속일 수 없는 눈을 가졌다. 그는 타인의 칭찬에 춤추지 않으며, 억울한 비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직 그가 주목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정직했는가 하는 ‘진실의 무게’ 뿐이다.


많은 이들이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여 연기를 꾸미지만, 진정한 품격은 관객이 사라진 후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신호등을 지키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해진 동선을 밟는 것. 그것은 타인을 위한 위선이 아니라, ‘나’를 지켜보는 그 까다로운 관객에 대한 예의다.


타인의 인정은 계절처럼 변하지만, 이 관찰자와 맺은 약속은 영원한 닻이 된다. 그는 훌륭한 삶이란 결코 복잡한 것이 아니라 막이 내린 후, 그 냉정한 관객이 조용히 일어나 보내는 무언의 미소를 획득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그러니, 타인을 만나러 나갈 때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세팅하느라 오랜 시간을 허비하면서, 정작 평생 ‘나’를 데리고 살아주는 그 관객은 세수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은 채 뻔뻔하게 말을 거는 기이한 행위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가만히 돌아 보니 가장 훌륭한 삶이란, 그와의 ‘우정’에 대한 매일의 일기를 기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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