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 없어질 것들을 사랑하는 방식

[ 내마음 사전 ] 141

by 정원에


누구도 빈 막대기만 남기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삶을 그렇게 대하곤 합니다.


마치 ‘빨리 해치워야 할 숙제’처럼 오늘을 살 때가 있습니다. 퇴근하기 위해 출근하고, 주말을 위해 평일을 견디며, 은퇴하기 위해 젊음을 소진하죠.


그렇게 허겁지겁 달리다 보면, 정작 우리 입안에 남는 건 달콤한 맛이 아니라 차가운 두통 같은 허무함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채 멍하니 바라만 볼 수도 없습니다. 가만히 두면 주르륵 녹아내려 손을 엉망으로 만들고 마니까요.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낸 시간은 끈적거리는 후회가 되어 우리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밀도’입니다.


아이스크림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혀끝에 닿는 그 차갑고 달콤한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입니다.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는데 시간을 써 버리는 것보다, 지금 내 입안에 감도는 풍미에 감탄하는 데 소중하게 활용하는 것. 그것이 아이스크림에 대한,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


우리의 목표는 인생을 빨리 써버리고 ‘끝’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방치하여 녹여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매 순간, 한 입 베어 문 그 찰나의 맛을 깊이 사랑해 주는 것. 그 과정이 쌓여 어느새 빈 손이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참 달콤하고 시원한 시간이었어”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당신에게 주어진 하루가 바닐라 맛이든,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 맛이든, 때론 초당 옥수수 맛이든, 뭐가 되었건, 어디가 되었건 서둘러 삼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맛이 당신의 마음에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





_내 마음의 한 문장

“삶의 목적은 결승선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동안 뺨에 스치는 바람을 제대로 느끼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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