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詩作) ] 6
벽인 줄 알았는데
당신이 낸 창으로 비린 바다 내음이 왔습니다
나는 서둘러 커튼을 걷고
어제의 눅눅한 오해를 말렸습니다
당신은 내 마음의 문턱 앞에서
흙 묻은 운동화 끈을 고쳐 맸습니다
들어와도 좋다는 내 눈짓이
당신의 정중한 노크 소리에 닿을 때까지
창으로는 서로의 풍경을 빌려주고
문으로는 서로의 고독을 지켜주며
우리는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세계로 삽니다
너무 멀어 얼어붙지 않게
너무 가까워 타버리지 않게
창문을 열어 둔 채
우리는 기쁘게 길을 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