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詩作) ] 8
경전철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아버지의 귀는 더 깊게 나이를 먹는다
딸랑거리는 노래가 고막을 훑고 지나가면
팽팽하던 새벽의 고요는 조금씩 실밥이 풀리고
해피와 회피가 구분되지 않는 단어의 반복 속에
온 몸 여기저기에 굳은살이 파르하게 돋아난다
낡는다는 것은
문틈이 헐거워지는 일
세상의 소음이 노크도 없이 들이닥쳐도
그저 그러려니, 멍해지는 일
그러나 식탁 앞에 마주 앉아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에
아버지의 낡은 귀가 다시 쫑긋해질 때
나는 또렷이 들을 수 있다
닳아버린 감각의 틈새로만 흐르는
가장 순하고 지극한 사랑의 주파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