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지키는 파수꾼

[ 시작(詩作) ] 11

by 정원에

꽃잎이 지는 소리를

방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대 마음속에 고인 웅덩이가

제 풀에 맑아질 때까지

나는 문턱을 넘지 않는

다정한 그림자가 되렵니다


위로라는 이름의 성냥을 켜서

당신의 어둠을 서둘러 쫓지 않겠습니다

어둠 속에서만 자라는

눈부신 뿌리가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슬픔은 가끔 비밀스러워야 해서

내민 내 손이 짐이 될까 봐

주머니 깊숙이 주먹을 쥐고

당신의 뒷모습에 눈 맞춤을 보냅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이 고개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될 풍경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웃고 있는

나의 변함없는 계절일 테니


조금만 더

슬퍼해도 좋습니다

오늘의 침묵은

내일의 노래를 위한 긴 호흡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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