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기억
하루 세끼 배고픈 것은 잊지 않으면서도.
칼에 베인 상처 이따금 아려오는 것은 잊지 않으면서도
낮에 뜨는 달을 무어라 부르는 지는 쉽게도 잊었다.
무엇을 기억하는 것은 기억을 마음에 담는 일
잊어가는 것은 기억을 마음에서 떠나 보내는 일
나는 언제 낮에 뜨는 달을 떠나 보냈나
낮에 뜨는 달은 언제 나를 떠났나
서로 기억하는 것이 기억의 정수라면
너 또한 나를 잊었을까?
혹시 너를 떠나보낸 이후에도
낮에 뜨는 달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외기억
한 쪽의 일방적인 기억
외기억이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