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과 AI

by 여행작가드노

일곱 살 무렵 해가 질 때면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 들어오게 하셨다.

더 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엄마가 저녁을 차리기도 전이었지만 아버지는 같은 시간에 아들을 불러 본인이 농약방 달력으로 손수 만든 공책에 천자문을 쓰게 하셨다.

쉰 즈음 아직도 한자가 낯서니 효과는 미비한듯하다.


마을에는 빨래터가 있었다. 엄마들은 거기서 빨래도 하고 푸성귀도 씻었으며 아이들에게는 작은 목욕탕이었다. 그곳에서는 빨래방망이 소리도 툭탁툭탁 점점 깨끗해졌다.


온 가족이 모여 자던 안방의 테레비도 흑백이었다. 채널도 좌우로 투두둑 돌려야 했고 화질조정은 웃통수를 테레비가 기분 나쁠 정도로 세게 치면 선명해졌다.


억지로 꺼내본 추억에서 오늘까지 사십 년이 흘렀다.

흑백티비는 스마트로 빨래터는 드럼통 세탁기가 존재감을 지웠다. 아버지가 만든 공책에 몽당연필로 한자를 꾹꾹 눌러쓰던 촌놈은 요즘 ai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낯설고 두려우며 한편으로는 즐겁고 신난다.


자칫 ai에 자존감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간 내가 스스로 정한 높이와 넓이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철없을 수 있어서 설렌다.


전화교환원 시대를 사시던 아버지도 스마트폰을 당신의 생활에 꼭 맞게 쓰신다.


‘심마니’에 놀라고 ‘구글’에 익숙해지니 지금은 ‘챗대리‘가 큰 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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