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금요일, 한 달에 한 번 숨통을 틔우는 시간

by 가든스톤

나에게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에 짐을 꾸려 캠핑장으로 떠나는 일이다.


누군가는 황금 같은 연차를 고작 하루짜리 캠핑에 쓰는 게 아깝지 않냐고 묻는다. 그 연차를 모아 일 년에 한두 번 근사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게 남는 장사 아니냐는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라는 사람은 한 번의 거창한 일탈보다, 매달 조금씩 수혈받는 일상의 '쉼표'가 더 절실하다는 것을.


나의 캠핑은 대개 금요일에 시작해 토요일에 끝난다. 굳이 이 일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회복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토요일에 떠나 일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은 육체적으로 고되다. 텐트를 접고 짐을 정리해 집으로 돌아오면 금세 일요일 오후가 되고, 채 풀리지 않은 피로를 안고 월요일 출근길에 올라야 한다. 정신은 맑아졌을지언정 몸은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금요일에 출발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토요일 오후, 비교적 한적한 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면 나에게는 오롯이 나를 돌볼 '일요일'이라는 선물이 남는다. 캠핑으로 채워진 마음의 에너지를 간직한 채, 일요일 하루 동안은 뭉친 근육을 풀고 밀린 잠을 자며 월요일을 준비한다. 나에게 캠핑은 일요일까지 포함된 2박 3일의 긴 여정인 셈이다.


한 달에 한 번이라는 주기는 나를 다독이는 힘이 된다. 아득히 먼 여름휴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보다, "이번 달에도 금요일의 숲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라는 생각만으로도 팍팍한 직장 생활을 견뎌낼 힘이 생긴다.


물론 가끔은 상상을 해본다. 만약 내게 주어진 연차가 서른 날쯤 된다면? 2주에 한 번은 캠핑을 가고, 남은 시간엔 긴 여행을 떠나는 삶 말이다. 하지만 평범한 한국의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이상, 지금의 이 '한 달에 한 번'이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소중한 사치임을 안다.


가끔 평일이나 일요일에 캠핑장으로 향하는 이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고개를 든다. 정해진 시간표에 매이지 않고, 고요한 숲을 전세 낸 듯 누리는 그 여유. 예약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그들만의 특권.


부럽긴 하지만, 괜찮다. 대부분의 우리 삶은 비슷비슷한 궤도 위를 달리고 있으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숨통을 틔울 자리를 찾고 있는 모든 동료 직장인들을 응원하고 싶다.


당신의 캠핑 주기는 언제인가? 어떤 요일에 당신의 마음은 가장 평온하게 쉬고 있는지 궁금하다.


250425-EQC01114.jpg photo by eq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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