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병상 일지 - 2

중환자실의 기억

by 은서아빠

내가 정신이 들었을 때 난 중환자실에 누워있었다

전신이 다쳤고 뇌출혈과 다리 골절이 있었지만 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 난 통증을 느낄 새도 없었다

(사실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일반병실로 옮겨진 후부터였다)

내가 교통사고를 당한 걸 알게 되었고 뇌출혈이 있지만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곧 일반병실로 내려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이 되었다

안심하며 침대에 누워있던 난 옆 침대 쪽에서 울먹이며 누군가에게 사과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중환자실에는 보호자가 들어올 수 없다 보호자가 들어왔다는 것은 환자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눈이 다친 난 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 보호자가 환자에게 마지막 사과를 하는 것 같았다

맞다 이곳은 중환자실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갈리는 중환자실이다

나 역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내가 죽었다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죽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 자체는 불행이지만

이 정도 다친 것에 너무나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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