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서 14년 넘게 근무를 하면서 많은 화재 현장에 출동했지만
그중 기억에 남은 화재가 한 건 있다.
2020년 4월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검은 연기와 화염이 분출 중이었고
제트기 엔진 소리 같은 굉음이 발생하고 있었다.
그 소리의 정체는 화염에 휩싸여 있는 LPG 저장탱크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안전밸브가 있어 LPG탱크는 화재 시 폭발하지 않는다."라는 얕은 지식이 있었지만
화염에 휩싸여서 굉음 내고 있는 LPG 저장 탱크 근처로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냥 화재 현장 가까이 가면 오늘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펑'소리와 함께 LPG 탱크는 폭발을 했다.
그 순간 화염의 길이는 최소 70미터 이상 되어 보였고
천만다행으로 화염은 소방대원이 없는 방향으로 퍼져 나갔다.
만약 소방 대원이 있는 방향으로 화염이 퍼져 나갔다면 많은 동료들이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소형 LPG 저장탱크는 화재 시 폭발하는가?라고 내게 물으면
현장에서 폭발을 목격한 난 무조건 답은 "그렇다"이다.
물론 폭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면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2020년에 발표된 '화재 등 외부요인에 대한 LPG탱크 안전관리기술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LPG 소형탱크의 경우 현재 법 기준에 맞는 안전밸브가 설치됐다 해도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해 탱크를지속적으로 가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탱크 폭발(BLEVE)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2017년 9월 경기도 광주에서 공장화재가 발생해 화재 현장에 설치된 LPG 소형저장탱크가 폭발해
26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파열된 탱크 잔해는 200m 이상 떨어진 공장까지 날아갔다.
만약 LPG 저장탱크가 화염에 휩싸여 있고 굉음을 내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