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개미의 돈으로 굴러간다
운명의 종소리가 울린다. 평소 주식에 관심도 없던 개미는 술자리에서 친구가 말한 "이번에 대박 종목 있다니까? 이거 놓치면 후회한다"라는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 순간, 주식 앱을 깔고 계좌를 개설하게 된다. 첫사랑의 설렘처럼, 주식이 오르기 시작한다. 운 좋게도 산 주식이 하루 만에 +5% 상승! 자신감을 얻은 개미는 "나 왜 이제야 주식을 시작했지?"라며 스스로를 '투자 천재'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욕망은 끝이 없다. 주식이 오르자 이제 더 큰 금액을 투자하고 싶어진다. 예금에 묶여 있던 돈도 빼고, 비상금도 투입한다. "복리는 시간 낭비야, 단타로 빨리 벌어야 해!"라는 생각에 점점 더 도박처럼 투자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던 중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다. 주식이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한다. "이건 일시적인 조정이야. 다시 오른다고!"라고 생각하며 추가 매수를 하게 되고, 그때부터 물타기라는 마법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주식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손실은 계속 커지고, 개미는 초조해진다. 회사의 매출, PER,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라는 주식의 기본 원리를 고통스럽게 체험하며 멘탈은 붕괴된다. 손실이 -30%를 찍을 즈음, 개미는 "제발… 제발 한 번만 올라줘"라고 기도하기 시작한다. "본전만 오면 팔게요. 다시는 안 할게요"라는 다짐도 하지만 시장은 개미의 눈물을 이해하지 않는다.
결국, 공포에 질려 주식을 전량 매도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시점 이후 주가는 반등한다. "하… 나만 없으면 오르네." 좌절감과 허탈감이 밀려오고, 개미는 주식 세계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또다시 대박 종목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이번에는 다를 거야. 지난번엔 운이 나빴던 거야!"라는 생각에 다시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다시 위의 과정이 반복된다.
주식 시장은 개미들의 희망과 절망을 먹고 성장하는 곳이다. 남의 말을 듣고 투자하지 말고, 감정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또한 한 방에 승부를 보려 하지 말고, 길게 보는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도 또 한 명의 개미가 주식 시장에서 사라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