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켠다.
해야 할 일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옷장 한쪽에는 몇 달 전부터 정리해야지 벼르던 짐들이 그대로 쌓여 있고,
읽어야지 마음먹은 책은 책장에 꽂힌 채 먼지만 쌓여 간다.
"지금 하면 되잖아."라는 속삭임이 들리지만, 손가락은 자동으로 SNS를 넘긴다.
그렇게 한참을 흘려보낸 뒤, 이유 없이 마음이 답답해지고 초조해진다.
이상하다.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피곤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치는 건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미루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때,
그 압박감은 점점 커진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작은 일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바닥에 쌓인 종이 한 뭉치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작은 성취감이 들며, 옆에 있던 물건들도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고,
어느새 어수선하던 방이 정리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도 함께 사라진다.
스트레스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미루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자.
단순한 행동 하나가, 내 하루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