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나누는것
하린이 눈을 떳을땐 서령이 응급실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다. 하린은 자신도 모르게 서령의 눈과 마주치자 소리 없는 눈물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령은 하린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괜찮아, 하린 울어도 괜찮아.”
그 한마디가 닿자, 하린의 마음 어딘가에 단단히 잠겨 있던 문이 열리는 듯했다. 그동안 억눌러 왔던 감정이 서서히 터져 나왔다. 하린은 애써 참지 않았다. 가슴 깊숙이 고여 있던 눈물이 길을 찾아 흐르기 시작했고, 그 눈물 속에는 견뎌온 시간들이, 삼켜온 말들이,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모두 섞여 있었다. 그리고 하린은, 마침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슬픔을 눈물로 씻어내듯 조용히 흘려보냈다.
병실의 베개는 눈물 속에 녹아 있던 시간들을 조용히 품듯, 촉촉하게 젖어 갔다. 하린은 한동안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흘려보낸 후 남아 있던 자국을 지우듯, 휴지로 얼굴을 살며시 닦아 냈다. 마치 지난날의 슬픔까지 함께 지워내려는 듯, 그 손끝이 조심스럽게 떨렸다.
하린이 옆에서 조용히 등을 토닥여 주는 서령은 하린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바라 보다 하린을 살며시 안아 주었다. 하린의 남아 있는 슬픔을 감싸듯 그렇게 둘은 서로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하린이 굳이 병원에 올 만큼 아팠던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서령은 그 이유를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서령의 마음에는, 오히려 하린이 그 아픈 마음을 쏟아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른 하린은 두리번거리며 아이들을 찾았다.
“선배님, 유이랑 유하는요?” 서령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하린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유이랑 유하는 괜찮아. 유하가 119를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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