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까페

단단한 결심

by garim

하린은 달빛 잡화점이 사라졌을 때 마음 한쪽이 텅 비어버린 듯했지만, 지금 달빛 카페에 서 있는 순간 그때와 너무도 닮은 기운이 은근히 감싸오는 것을 느꼈다.
장소도, 구조도,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도 달랐지만…
할아버지의 따뜻한 기다림 속에서, 그리고 자신을 이끌어준 듯 반응하던 이오의 빛 속에서, 잡화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계속 곁에 머물고 있다는 묘한 확신이 하린의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자리 잡았다.

하린은 이 순간이,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에게 닿아온 모든 일이 여전히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하게 느껴졌다. 마치 꿈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스쳤지만, 손끝에 남은 온기와 눈앞에서 빛을 뿜어내는 이오가 이 모든 것이 분명한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하린은 깊고 조심스러운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오래 맴돌던 생각을 정리한 뒤, 마침내 할아버지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이 모든 게 정말 꿈은 아닌 거죠?
달빛 잡화점에서 시작된 일들, 손안에서 빛나는 이오, 그리고 사라진 그곳과 똑같은 기운을 품은 이 달빛 카페까지…
현실이 이렇게까지 신비로울 수 있는지, 아니면 제가 아직 꿈에서 깨지 못한 건지…
무엇을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혼란스러워요.”

할아버지는 하린의 말을 듣자마자 배에 힘을 잔뜩 모아 또 한 번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카페 안에 둥글게 퍼져 나가자, 금세 공간 전체가 따스하게 데워지는 듯했다.
웃음이 잦아들자 할아버지는 조용히 손을 뻗어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하린은 그 차를 두 손으로 소중히 감싸며 받아 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한 모금 입에 머금자,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향기가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 향은 오래 묵은 걱정들을 살짝 밀어내듯 부드럽게 퍼졌고, 따뜻한 차가 목을 타고 천천히 내려가는 순간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일었다.

마치 할아버지가 건넨 차 한 잔이, 지금까지 뒤엉켜 있던 하린의 마음을 조용히 풀어 헤치는 듯했다.

할아버지는 차를 음미하는 하린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어떤가?”

“좋아요… 차 한 모금이 저를 사로잡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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