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뽀로로 피아노

by garim

어릴 적 배우지 못한 피아노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성인이 될 때까지 피아노를 볼 때면 ‘나도 멋지게 연주하고 싶은데’하는 갈망과 욕구가 마음속에 솟아나는 것을 제어해야만 했다.

비록 오래 배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피아노를 배워본 적이 있다는 사실이 미련처럼 남아 계속해서 나를 자극했다.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욕구는 서른 후반이 되어서야 피아노 학원 문을 두드리게 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속도가 나지 않았고, 나이 탓인지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은 어릴 적 배웠던 만큼 쉽지 않았다.

손가락과 머리는 각각 협조하지 않고 따로따로 놀아 곡 하나를 제대로 익히는 것이 학원에 다니는 어린 친구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옆자리에 앉은 6살짜리 아이의 능숙한 연주를 듣고 있자니 나의 수준은 부끄러울 정도였다.

피아노 치는 것이 점점 자신이 없어 졌지만 그래도 어린 친구들 앞에서 창피함을 피하고 싶었다.

‘안 되겠다! 그래도 창피함을 면하려면 집에서도 연습해야겠다.’

생각했고 피아노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기저기 피아노 가격을 알아보는데, 세상에!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다.

자식을 키우며 자신을 위해 큰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고민하면 할수록 피아노를 갖고 싶다는 욕망은 더욱 커져만 갔고 머릿속은 온통 피아노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나의 귀를 번뜩이게 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야, 우리 집에 피아노 있다!”

그러자 여자아이가 부러움을 표현하며

“와! 좋겠다. 나도 피아노 사준다고 했는데…. 너는 무슨 피아노 있어?”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의 피아노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피아노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며 가까이 다가가 남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너 정말 좋겠다. 선생님도 피아노 갖고 싶은데 누가 사 줬어?”

순간 피아노가 있는 아이가 얼마나 부러운지 나의 눈빛은 부러움과 동경으로 남자아이를 바라보았고, 그 아이 집에 가서 피아노 구경을 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피아노 누가 사줬어? 어떤 피아노야 ?” 하고 다시 물었다. 남자아이는 “엄마가 사줬어! 우리 집에 뽀로로 피아노 있는데 여러 가지 소리도 나고 노래도 나와 정말 좋아!”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 뽀로로 피아노였구나.'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당황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 졌는지, 피아노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그렇다고 아이의 뽀로로 피아노를 하찮게 생각한 건 아니었다. 단지 나의 욕망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뽀로로 피아노란다. 어이구, 얼마나 갖고 싶었으면 뽀로로 피아노를 부러워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고 피아노를 갖고 싶다는 나의 욕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욕망이란 부족함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라고 한다.

누구나 마음속엔 자신이 원하는 욕망은 있다. 그것이 큰 것일 수도 있고 작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큰 것으로 생각되어 욕망이 채워졌을 때 행복감은 그 누구보다 크리라 생각한다.

갖지 못하게 되면 탐하게 된다는 것이 욕망이라더니 ‘어린아이의 뽀로로 피아노를 탐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며 나의 머리를 손으로 ‘콕’ 쥐어박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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