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브런치스토리와의 랑데부:

가넷베리 작가의 오프 더 레코드, “왜 브런치스토리였냐구요?”

by 가넷베리


올여름, 내 삶은 크게 흔들렸다.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이 일상의 균열을 목전에 둔 채 뇌까린 대사처럼, 한 번 무너져 내린 뒤 새롭게 열린 문을 마주할 기회였다.



#1. 픽션&논픽션의 경계선에서 나는 물었고,



“이번 출판사 창업 강의를 수강 희망하는 이유가 뭔가요?”


출판사 창업 강의를 수강할 수강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면접 자리, 심사위원의 질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 있다가 대답했다.


“작가의 시야만이 아니라, 출판사 PD나 대표의 시야까지도 배우고 싶어서입니다.”


그렇게 대답했지만 사실 조금 더 내밀한 이유가 있었다.

요컨대 ‘나’를 탐구하고 싶다는 욕망이. 2021년 초 첫 웹소설 작품으로 시장에 입문한 지 4년 반, 최선을 다해 달려온 시간이었으나 허구, 픽션만을 바라본 시간이기도 했다.


‘보는 이가 원하는 #재미, #공감이란 뭘까?’


크리에이터로서의 전략의 본질인 이 질문을, 어느 순간부터 되뇌고 있었다.


답은 내 안에 있었다. 가장 먼저 지피지기부터 해야 했다. 소위 말하는 ‘나를 탐구하기’를.


때로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처럼 할당량의 글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살던 시간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서 이번 배움은 유독 고통스러웠으나 값졌다. 성장통, 결실과 쾌감을 동시에 남겼으니까.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이 있어요.”


합격해서 출판 수업을 듣던 중 강사님이 하신 말씀이었고, 주변 작가님들이 하셨던 브런치 얘기였다. 그렇게 처음으로 브런치의 문을 두드릴 마음을 먹었다.


‘나에 대한 얘기라, 어떤 얘길 하면 좋을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내게 궁금해할 만한 콘텐츠란 뭘까, 고민하다 떠올랐다.


그간 세상의 창작물들을 집요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며 재미를 좇던 나의 내면에는 어느덧 기술과 노하우가 다층 구조로 쌓여 있는데, 이걸 콘텐츠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으로 소통할 방법이.


해서 가족들조차 제대로 모르는 나의 또 다른 정체성 ‘가넷베리’를 에세이라는 그릇에 담아 올리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한 가지가 걸렸다.


“저, 에세이를 거의 써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캐릭터를 만들고 사건 위에 올리거나, 세계관을 구축하는 일엔 꽤 능숙했으나, 정작 나를 콘텐츠 삼은 이야기는 거의 해본 적이 없어서.


“‘나’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에세이의 핵심이에요.”


처음으로 나를 세상에 드러낼 기회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사랑받을 이야기를 고민하던 내게, 브런치스토리는 근사한 해답으로 다가왔다.



#2. 나의 “이야기”가 대답했다.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브런치스토리는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

글을 쓰는 나와 미지의 읽는 이 사이에. 작가와 독자의 연결고리, 내 세상과의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다.


덕분에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선에 선 나는 이제 새로운 도전 중이다. 허구와 실존의 경계선에서 많은 이들은 질문을 던지지만, 이건 정답은 없는 질문이기에 다만 ‘보고 만드는’ 노하우를 공유할 수는 있다.


그런 연유로 현직/예비 크리에이터를 위한 가이드북이자 출간 기획물인 <1인 크리에이터의 눈으로 살아남기> (가제)를 브런치에 연재하게 됐는데, 픽션을 다루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논픽션인 ‘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는 과정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터의 눈으로 보는 인풋에서 아웃풋까지의 과정이며 노하우 등을 에세이의 형태로 가다듬어 일주일에 한 편씩,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다.


가능한 한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내가 몸담은 웹소설뿐만 아니라 웹툰, 순수문학, 유튜브, 새롭게 닥칠 다른 형태의 콘텐츠까지 담으려 한다.


단순한 후기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아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통찰한 결괏값을 세상과 연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실전에서 배운 갖가지 기술과 전략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잘 알아야 할 건 주체인 나이니까.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선이 무너지며 새롭게 들이닥친 날 것의 공기를 마시는 나,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하려 하는 ‘나’의 이야기.


브런치스토리에서 새롭게 태어나 펼쳐지는 내 세상에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