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4
오늘 새벽 산책길에 강아지 감자가 꽤나 웃었다.
산책은 재밋지?
들고 나간 공을 튕겨 감자 눈치를 슬쩍 봤다.
꼬리가 파도치고 입꼬리가 꽃처럼 펴올라갔다.
움직이는 공을 따라 날씬 몸매가 팔랑거렸다.
그래서 나는 "콩"이라고 부르며 몇번 튕겨 놀았다.
산책은 재밋지?
감자는 웃었다.
나도 웃었다.
산책은 재밋지?
감자는 온 몸으로 말해왔다.
경비아저씨도 이웃도 자동차도 자전거도 킥보드도 크게 웃는 어린이도
모조리 무섭다고.
산책은 재밋지?
너를 위해서지만
나를 위해서
산책은 재밋지?
그렇게 해줄게.
가족의 웃는 얼굴은 한 겨울에도 날 활짝 꽃피게 한다.
계절을 넘나들며, 보는 순간, 마법같이.
그 얼굴을 나는 본능인양 포착하고 저장한다.
그리고 더 기이이일게 기억한다.
나를 기억하는 내내 모자라게 느껴왔던 거.
산책은 재밋지?
무섭지 않은 거 알려줄게.
웃게 해줄게.
박연준작가님의 <쓰는 기분>를 읽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