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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휘파람 Aug 01. 2016

괴산의 별천지 화양구곡

신선놀음하는 속리산 자락




신선놀음하는 속리산 자락 괴산의 별천지 화양구곡


파도가 한 번 출렁이면
햇살은 반짝이며 휘황찬란해지고

은빛 물결 이끼 타고 콸콸 흐르면
햇살을 튕기는 신록은 파도처럼 휘청거린다.

무한 태양빛이 영원처럼 반짝이는 불볕더위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뭐니 뭐니 해도
푸른 물결 넘실거리고 태양빛 뜨거운 바다와
초록 빛깔 청량한 계곡이 최고인 거라

그중 이번 여름에 달려간 곳은 충청도 속리산 자락 괴산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선유도와 선유동 계곡 화양구곡은 마치
무릉계곡을 떠올리기라도 하듯 상상력이 부풀고 부풀어
신선이 살만한 곳으로 아로새겨져
언제든 달려가고픈 곳이었거늘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며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다녀오게 되었다
올여름 방문 기회 또한 비 때문에 취소되고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찾아가게 되었다

괴산의 속리산 자락 대야산 기슭에는 쌍곡계곡 선유동계곡 화양구곡이
연이어 펼쳐지는데 어디부터 가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가야 하며
어떤 것을 보아야 하는지 수년 전부터 학수고대하고 준비한 곳이라
너무나 가슴이 설레고 떨리던 것이다

푸른 숲이 가슴으로 안아주는 그곳에 들어가면
소나기라도 내리려는 듯 갑자기 어둑해지는 먹구름 떼인 양
그늘이 다스리는 시원함이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다

은빛 맑은 물결 바위를 스치듯 건드리곤 시원스레 노래하며 흐르는
모양을 두서없이 바라보노라니 온갖 그리움들이
새카만 눈동자를 깜빡이듯 처연히 지나간다

우암 송시열이 살며 이름을 지었다는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학소대, 파천을 아우르는 화양구곡은 화양동 서원, 만동묘, 암서재가 첩첩산중에 자리를 잡아 자연의 아리따운 손길에 사람의 정성이라는 운치를 더한 맛이 총각김치처럼 상큼하고 아삭하기 그지없는 것이라 이러한 구곡의 백미는
단연 금사담에 어우러지듯 자리매김한 암서재이다





계곡을 한걸음 두 걸음 휘적휘적 거닐면
요새도 인가가 없는 이곳에 그 시절 정자를 짓고 기거한
내력을 곰곰이 떠올려보니 권세와 운명 요란함과 고요함
우리네 심장 같은 삶은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흐르는 냇물에
떠밀리듯 흘러가는 나뭇잎을 닮은 듯하다. 그런 저런 생각에 잠기다 보니
깊고 고요하며 해맑은 자연의 품에 살아간다는 것이
어지간해선 행할 수 없는 의지의 일이라는 생각 또한 퍼뜩 들었던 것이라

먼저 죽은 자식들이 저승에서나마 복 받기를 빌며 깊은 산중 남은 여생을 돌탑을 쌓다 하늘나라에 간 모정이 생각난다
단풍잎이 해맑은 개울에 흘러 떨어지는 이파리가 돌담을 스치듯 지는
모추산 모정탑길을 흩고 지나는 가을비에 측은하고 처연하던 날이
가시에 긁히듯 따가워진다

어디서 내려오는지 바위를 안고 흘러가는 냇물은 철부지마냥
해맑고 순박하기만 하다

여기저기 멀리 흩어진 단양팔경의 절경들에 비해
한 곳에 몰려 있음으로 인해 나그네에겐 단숨에 둘러볼 수 있는 편안함을 주며
그 모양새가 소박하고 아담한 것에 마냥 정겹고 친근하기 그지없다

터덜터덜 시간을 밟고 그리움을 등에 업어 그늘진 정자 곁 돌길을
어슬렁어슬렁 개울물소리에 멱을 감듯 거니는 걸음엔
보잘것 없는 속세의 근심 걱정이 깍지처럼 떠밀려간다

어디를 간들 부러울 것이 있으며
모자랄 것 또한 어디 있을까마는
화양구곡이야말로
떠올려 마냥 웃음 나오는 절경 금방 찾아가고픈
바람이 피어나는 비경의 골짜기 아니겠는가!

길고 긴 길을 떠나온 나그네가 비로소 지팡이를 내려놓고 예가 바로
게로구나 깊은 탄식을 하며 주저앉은 곳이 있다면
바로 거기가 바로 여기 아니겠는가!

세상을 나와 자연으로 돌아온 송시열 선생의 서재인 암서재로
다시 돌아와 큰 기쁨을 마주 앉아 냇물 소리처럼 후련하게
개울이랑 산등성이랑 바위 투성이를 먼지를 떨듯 무심히 바라다본다.

바람이 거들고 산그늘이 곁에서 웃는다.
자연의 안쪽 깊은 품이 무엇인가를 문득 깨달은 나도
비로소 바람처럼 웃는다.

사람이 살아야 할 곳
머물러 깨달아야 할 곳
물결에
바람에
바위 옆 나무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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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휘파람





휘파람
201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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