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장가 휘파람 Sep 23. 2016

비님이 오시네요

시간의 섭리가 보내주는 축복





비가 오는 날은 참 좋다

모든 걸

씻어 어느

먼 곳으로 데려가 버리고 마니까


그뿐이랴

빗소리는 얼마나 상큼하고

빗물에 휩싸여오는 알싸하니 차가움은 오싹하리만치 서늘한

고독과

쓸쓸한 우수를 불러오더냐


빗물이 튕겨 부서지는 

환희는 차라리 시간의

비밀을 스산하게 보여주는 듯하고


풀잎에 안간힘을 쓰고선

기다랗게 달려

온 세상을 감싸 안듯 품은 모양은 

처연한 순결의 속살을

내보이려는 듯 찬란하기 그지없다


이래저래

비가 오니 좋을 수밖에


비님 오시면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고

육신도 물끄러미 휴식을 취하고

세상은 그을음처럼 차라리 빛을 발하는

땟국을 씻어내고선

본연의 싱그럽고 환한 모양으로

세상을 방긋 웃음 짓는다


이 얼마나 찬란하고 신비로우며 갸륵한 

시간의 축복 어린 섭리더냐











휘파람

2016

06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의 불꽃 끝에 앉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