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장가 휘파람 Oct 02. 2016

시간을 부르던 휘파람

꽃과 보고픔 흐드러진 인생은 그리움






악기 하나가

가져다주는

유쾌함이란 얼마나 흥겨운 건가


바다 수풀

새소리와 맑은 공기

그리고 좋은 사람들


모닥불은 일렁이고

어둠에 누워있는 숲은 잠을 자려는 듯

코를 고는 듯하고

수풀에 비껴선 호수엔

아지랑이 같은 밤안개가 연기처럼 피어올라

정령의 노래를 들려주는 시각


수풀을 헤치며 거니는 순간에

밀어닥치는

대지 수풀 그리고 싱그러움에

가슴이 훤해지고 넓어지는

신비 가득한 자연의 섭리

그 순간

둘러앉은 이들과

기타 하나로 이만큼 흥겨운 순간을

질펀하게 누릴 수 있음이


자그만 재주

조그마한 도구가 그 자리를 얼마나 신나게 하는 건지


우린 어린날에 자그마한 기분 좋은 재주

장기 하나쯤은 지닐 줄 아는 여유

그런 재간을 지니는 혼자만의

느긋함을 지님이

그런 절묘한 순간의 오랜 추억

행복한 순간을 그리움을

덧칠할 수 있는

참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는가 보다


냇물이 흐르고

소는 느긋하게 풀을 뜯고

그림자가 길어지며 하늘에

검붉은 노을이 다가올 무렵이면

나는 파란 풀잎을 닮은

싱그러운 휘파람을 불곤 한다


소는 풀을 뜯고

나는 휘파람을 불며

소의 배가 부를 때까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오후 내내 논두렁으로 뒷동산으로 소풀을 찾아

기나긴 시간을 함께 한다

누렁 소가 배가 부르려면 해가 져야 하고

그 기다란 매일의 한숨 같은 시간 휘파람 불러

구름을 만들고 굴뚝의 연기를 타고 오는 밥 내음을 부르고

나의 어린 날을 부른다


소의 커다란 눈망울 물 양동이 하나를 꿀꺽거리며 마시던 소의

먹성 푸른 날의 풀밭 이야기가 휘파람을 타고 훨훨 날아든다



첫 소절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what difference a day makes -

Dinah Washington

https://youtu.be/OmBxVfQTuvI





휘파람


매거진의 이전글 그녀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