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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휘파람 May 25. 2017

깨고싶지 않은 사랑꿈 - 영화 어웨이큰

사랑은 꿈일까? 현실일까?



영화라이딩


장미의 계절 5월이네요
담벼락을 타고 크림슨빛깔 넝쿨장미가
현란하리만치 치명적인 빛깔로 일어섭니다
푸른 하늘은 더욱 푸르러 신록만 짙어갑니다


영화 한편 품에 안고 태양과 신록과 장미랑 비와 바다의 계절로 들어가보지 않으실래요?
오늘은 어웨이큰이라는 영화를 보고난 느낌을 적어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다 구름을 만났다
입안에든 달콤함을
내어주는 사탕은
자꾸만 작아져간다


단맛이 사그라진 다음 자그마한 상실로 인한
고통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저만치 떠돌던 웃음이
깃털처럼 내려앉아
어깨에 기대어선
활짝 웃는다


마주 앉은 시선마다
웃음꽃이 피어
달콤향기가 주위를 메운다


활짝 두 팔을 열었답니다
가만 다가와선 웃음을 짓곤 또 바라보아요
그러더니요
꿈처럼 발그레 데이트를 신청했는데요 바쁜 시간이라
다음에 보자 했답니다
그러고선 저편에서 사고가 났는데요
나한테 데이트를 신청한 그녀가
사고를 당하고만 것이랍니다


인연 같은 운명의 짧다란 시간이 촛불처럼 타오르기도 전에
깜빡임조차 없이 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슴엔 강이 하나 있나봐요
애틋함이 그믐달처럼 떠있는 날엔 짜르르 처연함이 하늘거리며 흘러가고요
그런 흐름에 휩쓸리는 날엔 가슴 먹먹하고 쓰리답니다


안아주는 보고픔이 서린
커피 잔에 피어나는
수증기의 아련함이 새록새록 가슴을 돋운답니다
입맛처럼 꿈결처럼 뭉클한 보고픔처럼..,


데이트를 신청한 그녀는 느닷없이 그랬을까?
오랫동안 지켜보았겠지?
떨림과 망설임이랑
잎새처럼 흔들리며 끄덕임과 가로저음을 반복했겠지!



존재는 후회를 하게마련이에요
존재의 하루하루가 갈림길의 연속이고 그러다보니
선택엔 늘 아쉬움을 간직하게 마련이거든요
그러니 자연 돌아보게 되고, 기웃거리게 되며,
고통, 슬픔,  미어지는 아픔에 잠기게 되지요


모든 것이 지나가듯
잊혀지며, 꿈이 되어 돌아옵니다
사라지고, 다가서며, 멀어지듯 다가서는 것들!
우린 고목나무 아래 드리운
그늘과 양달을 오가며 피고지는 마법의 꽃잎이랍니다



캐러비언의 해적을 좋아합니다
물론 조니 뎁과 제프리 러쉬의 연기가 더없이 흥미롭고 경이로운 까닭도 있지만,
거기에 펼쳐지는 신비와 마법과 환상의 이미지가 가져다주는
오묘함도 그에 못지않은 마력을 발산하는 때문입니다


약간의 환상과 얼마 즈음의 신비가 안개처럼 둘러싸인 이 영화는,
감미로운 음악이 잔잔하게 감싸주며 새파란 희열이 감명으로 다가온답니다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은 또 무얼까요?
둘 중 하나일까요?
아님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암시인가요?


다른 차원 다른 공간에 살고 있는 두 존재의 이슬처럼 감쪽같고,
영롱한 사랑을 그린 환상적 사랑의 운명을 그린 영화 '업사이드 다운'
비극으로 끝나야하는 연인으로서도 기어코 만나려하는
숙명에 깃든 꿈속의 사랑을 그린 '어웨이큰'


둘 다 환상이며 신비이고 마법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며,
삶이고 시간과 공간의 혼돈에도, 운명의 궤적을 선명하게 뚫고 다가서는
현실로 되살아나는 하루가 된답니다


언제까지고 깨고싶지않은 꿈이 있습니다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존재와 함께 있고픈,
그러니 꿈이라기보다는 그 하나와 더불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희열과 슬픔이 무거우리만치 먹먹한 운명의 찰라!


상상할 수 있는 존재! 오감을 즐길 줄 아는 존재!
희열 속으로 빠져들 줄 아는 초현실의 존재!
유희와 영감으로 충만한 시간의 유영이 얼마나 감미롭고 넉넉한지요!


'끌어안고 키스하고 사랑한다 말해줘요!'



영화엔 아주 많은 요소들이 망라되어 있어요
아리따운 영상, 현혹할 듯 차분한 음악, 감칠맛 나는 이야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건
온몸을 전율케하는 감동
호사라 불러야 마땅한 회화와 촘촘한 듯 빼곡한 철학.
굵직하고 거칠은 삶과 영롱한 눈물, 운명처럼 담담한 고독이랑
몸서리쳐질 만큼 숨이 찬 사랑!
마음과 오감과 시간과 공간을 집어삼키는 마법과
신비와 상상력을 듬뿍 얹은 환상까지요!
그것들이 녹아들어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며 보고픔이 되어요
그래서 영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일상이 되었답니다


이를테면, 폭설로 새하얀 순백의 벌판에 너부러진 존재의
적나라한 치부를 보여준 '세인트 솔져'
길 위에 펼쳐지는 인간 내면의 광기와 눈물이 얼버무려진
'라 스트라다'
사랑 풍경 알콩달콩한 시간의 달콤함을 흩뿌린 '프로포즈 데이'
존재와 인조인간과 환멸과 욕망의 불꽃으로 타오른 '엑스마키나'


환상에 담긴 존재의 상실과 실연을 다룬 '베스트 오퍼'
광기인지 사랑인지 알 수없는 존재의 허상과 실상을 보여준
심오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녀에게'
시간의 혼란과 아스라한 관계의 저무는 영혼을 담아낸 '디 아워스'
청순한 영혼을 홀딱 앗아가버린 송사탕처럼 달콤한
'A lot like love'


추억과 그리움, 보고픔이자 이따금 떠올리는 일상이 된
영화들이 있어 은빛 여울로 기다랗게 늘어진
그림자 앞에서도 웃음 짓고, 후련한 시간의 언덕에서도 활짝 웃음꽃을 피운답니다



알 수 없는 것들,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것들!
종잡을 수도 예측도 할 수없는 아스라하리만치 아득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의 어지러운 돌변


소나기처럼 먹구름처럼 차겁고 쌀쌀맞은 현혹처럼
울다가도 웃음이 나고요
웃다가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넋이 나갈 때도 있어요
삶은,
시간의 곤란함은 그렇게 철이 없고 아득하기만 합니다


만남과 이별!
상실의 끝엔 뭐가 있을까요?
알파와 오메가처럼 멀고먼 그 둘은 신기하게도
수평선과 지평선이 맡닿아있듯 둥근 원의 끝에서 다시금 기대어있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이파리가 이루는 파도를 한나절 내내 한가로이 응시합니다
드세고 극성맞고 억세어진 신록이 가져다주는 현실을 끌어안고선, 아지랑이처럼 떠밀려갑니다
새빨강 장미도 신록처럼 붉게 타오릅니다
하늘엔 아카시아가 지고 있고 땅위엔 새하얀 찔레꽃이 스멀스멀 일어섭니다
꿈과 사랑은 지금 어디서 피고있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않습니다 시선의 블랙홀 스마트한 기계가
영혼을 앗아간 까닭입니다


잔잔하니 아리따운 영상 그럴듯하고 참신한 스토리
가지런한 음악이 운명과 꿈을 이야기합니다
가만가만 감동을 전해주는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태양의 계절 이런 영화 한편 어떨까요? 추천하고싶습니다~^^


https://youtu.be/tnCWPIlCbK4


Awaken, 2012 미국 95분
전체 관람가
감독 데릭 루
출연 코리 세비어, 조던 래드




영화 어웨이큰을 보고나서


휘파람
2017
초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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