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마치며
Epilogue. 내가 깨달은 작은 진리
내가 깨달은 작은 진리는 존재를 직시하는 것이다. 있는 것을 없다 하지 않고, 없는 것을 있다 하지 않는 것이다. 있던 것을 없었다 하지 않고, 없던 것을 있었다 하지 않는 것이다. 있을 것을 있다 하지 않고, 없어질 것을 없다 하지 않는 것이다. 돌을 빵이라 하지 않고, 빵을 돌이라 하지 않는 것이다. 삶을 죽음과 같다 하지 않고, 자존을 타(他)존에 떠넘기지 않는 것이다. 이런 존재와 삶에 대한 직시가 나를 더욱 존재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기 위해 계속 빵을 직시하고, 사회를 직시하고, 당신을 직시할 것이다. 아무리 철학적, 존재론적 의심이 우리 삶을 점철하여도, 나와 당신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꺾을 수는 없다. 삶은 존재의 향연이다. 존재를 인정하는 자만이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관하여 참으로 기뻐할 수 있고, 무언가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대하여 진정 비통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만났다는 사실에 진정 감사한다. 비록 글을 통한 우리의 만남이 간접적이고 경미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나의 세계와 당신의 세계가 충돌했다는 사실은 명백하고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