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잠시만, 미국주민으로 살아요]

by 정작가

며칠째 안개가 자욱한 날들의 연속이다.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나란히 줄지어 선 하우스와 곧게 자란 나무의 외곽선을 제외하고는 그저 뿌연 수증기로 가득 채워진 하늘이다. 간혹 전기선 하나에 의지해 미동도 없이 걸터앉은 참새 같은 녀석 하나가 일그러진 점처럼 멈춰 있다. 고개를 들어 시야를 더 넓혀 본다. 발을 딛고 선 이 지점에서 쭈욱 선을 그어 골목의 끄트머리에 눈길을 내려놓는다. 하늘 아래 비어진 공간 구석구석에 빈틈없이 묵직한 공기가 적재된다. 어느 틈에서도 활력이란 찾아볼 수 없는 아침이다. 가끔은 날씨 탓을 하며 애초부터 무너지기 쉽지만, 다시 정성을 다해볼 시간이다. 어쨌든 그 어느 순간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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