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미국주민으로 살아요]
아들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해 버리는 순간, 수치스러움이 몰려왔다. 당연히 부끄러울 법한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소리를 내지르는 행위는 인격의 미숙함 때문이고 더욱이 어린이를 상대로 한 어른의 과격함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닿으니 오랜 시간 죄책감이 남는다. 무심코 던진 친구의 질문에 인격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는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자주 실수를 하곤 한다. 결코 중요하지 않은 일에 가중치를 두거나 지금 당장 바로잡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안달이 난다. 옳고 그름에 대해 혼란을 겪거나 주관이 사라지고 일관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망각하는 순간이 늘고 조바심이 난다. 토대가 무너지고 평정심을 잃게 되면 결국 모두에게 상처가 된다.
단호함과 화를 구별하고 친절함과 예의를 잊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 적절한 교육적 훈련과 습관 형성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따뜻한 품이 아이에게는 최고의 선물임을 명심하자.
이 지구별에서 수많은 엄마 중에 '우리 엄마'를 선택하길 잘했다던 아들의 말은 여전히 아프고 미안하다. 화를 내는 순간에도 '내 엄마는 존재 자체로 사랑스럽다'는 아들의 말은 여전히 부족한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엄마와 아들로 이어진 투명한 끈을 매달고 우리는 주어진 삶을 정성과 따뜻함으로 채울 것이다. 그 대부분의 노력은 부모로서 자격을 부여받은 우리 부부의 몫임이 분명하다. 아이의 삶을 감사함과 만족감으로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다짐한다. 의심과 불안을 달래고, 단단한 믿음과 지지로 부지런히 사랑해 나가기로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