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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수 Feb 04. 2021

QUANT 1.0은 ‘투자은행 퀀트’ 시대이다

퀀트, 데이터사이언스를 만나다

                                                                                                   나이스피앤아이 홍창수 Ph.D


퀀트 1.0의 시대는 투자은행 퀀트 시대이다. 주로 매도 즉, Sell side 측면에서 옵션과 이자율상품 등의 금융상품을 팔기 위해 모델링하거나 프랍 트레이딩(자기매매, Proprietary trading) 하기 위해 모형을 개발하는 퀀트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금융공학자는 파생상품이나 이자율상품 모델링을 하며 업계에 진출한다. 국내에서도 은행 쪽에서는 이자율이나 FX상품 모델링, 증권사에서는 주식관련 상품(주로 주가연계증권(ELS))모델링이 발달하면서 퀀트 수요가 높아졌다. 투자은행 퀀트들은 상당히 많은데 여기에서는 피셔블랙, 이매뉴얼 더먼, 나심 탈렙을 소개하기로 한다.


퀀트 1.0 인물 - 피셔 블랙(Golman Sachs)  

퀀트 1.0 인물 -  이매뉴얼 더먼(Golman Sachs)


퀀트 1.0 인물 -  나심 탈렙(UBS, First Boston, BNP Paribas)



ㆍ퀀트의 영원한 우상, 피셔 블랙(Fisher Black)

     

 피셔 블랙(Fisher Black)은 퀀트들의 우상이다. 금융 경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블랙-숄즈 옵션가격결정 모형(Black-Scholes Option Pricing Model)의 그 블랙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피셔 블랙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면의 한계 상 피셔 블랙의 삶을 다 그려낼 수 없지만 그의 삶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피셔 블랙은 1938년에 태어났다. 피셔블랙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여러 번 전공을 바꾸어 물리학에서 수학으로 마지막은 인공지능으로 학위를 받았다. 응용수학을 했다는 점에서 사실 큰 전공변화는 아니긴 하다. 


딥러닝 분야에서는 퍼셉트론(Perceptron)책으로 유명한 인공지능학자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의 지도아래 박사학위 논문을 현재 챗봇 분야에 해당하는 시맨틱 정보처리에 대한 “연역적 질문 답변 시스템 (A Deductive Question Answering System)”이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1964년에 마쳤다. 학위를 받고 컨설팅 회사인 아더리틀(Arther D. Little, Inc.)에 합류했는데 이때 금융의 세계로 인도한 사람을 만난다. 잭 트레이너(Jack Treynor)였다. 사수가 잭 트레이너로 트레이너는 비록 노벨경제학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의 공동 개발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시카고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냈으며 증권가격연구센터(CRSP)의 이사로도 활동하였으나, 다시 업계로 돌아와 1984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하여 죽을 때 까지 퀀트로서 살았다. 


블랙숄즈모형이론에 관한 논문을 여러 번 실패 후 게재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옵션가격결정모형을 실증 분석한 논문이 1972년 저널오브파이낸스(J.Finance)에 실리고 이론적 논문이 1973년 저널오브폴리티컬 이코노미(J.Political Economy)에 실렸다는 점이다. 통상 이론논문이 먼저 제기되고 실증논문이 실리는 것과는 반대되는 지점이다. 1994년 초 블랙은 인후암 판정을 받았다. 처음 수술이 성공적으로 보였고, 블랙은 그해 10월 국제금융공학자 협회(IAFE) 연례회의에 참석하여 "올해의 금융공학자 상"을 받았다. 그러나, 암이 재발하여 그 이듬해인 1995년 8월 30일 57세의 나이로 작고하였다. 


블랙은 금융분야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에 비견되는 블랙-숄즈 모형 개발 외에도 블랙모형, 블랙-더먼-토이 모형, 블랙-리터만 모형을 단독으로 혹은 공동으로 개발했다. 2002년 미국금융협회는 피셔 블랙을 기리기 위해 피셔블랙 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블랙은 처음 응용수학자로 시작하였으나, 깊은 통찰력으로 경제학을 연구하는 경제학자의 삶을 살다가 죽었다. 경제학자로의 면모가 여실히 나타나는 그의 논문을 엮어서 낸 책 "비즈니스 사이클과 균형(Business Cycle and Equilibrium)"이 있으며, 전기(傳記)로는 피셔블랙을 오랫동안 연구한 보스톤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페리 메를링(Perry G. Mehrling)이 출간한 "피셔블랙과 금융의 혁명적 아이디어(Fisher Black and Revolutionary Idea of Finance)"라는 책이 있다.


추가글1: 약간 특이한 이름인 피셔 블랙에 대한 뜻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미국에서 성은 주로 직업이나 유전적인 것을 대부분 선택했는데 블랙이라는 성은 머리카락이 검거나 얼굴색에서 유래된 유전적인 것을 의미한다. 피셔라는 이름은 소년 어부라는 fisherman에서 나온 것이다. 1800년대와 1900년대에 피셔라는 이름은 비교적 흔한 이름이었으나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름이다. 이와는 다르게 경제학자 어빙 피셔와 위대한 투자가인 필립 피셔의 피셔는 선대가 어부였던 것으로 추측되는 성씨이다. 


추가글2: 실제 퍼셉트론은 로젠블라트에 의해 고안되었다. 마빈 민스키와 시모어 폐퍼트는 저서“퍼셉트론”에서 단층 퍼셉트론은 XOR연산이 불가능하지만, 다층퍼셉트론으로는 XOR연산이 가능함을 보였다. 마빈 민스키는 MIT 인공지능 연구소 공동설립자이며 인공지능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민스키는 존 맥카시, 클로드 섀넌과 함께 1956년 미국 다트머스 학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연구분야를 만들고 인공지능학회(AAAI)를 키웠다. 2016년 88세에 작고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마음의 사회(The society of Mind)'와 ’감정기계(The Emotion Machine)' 등이 있다.



ㆍ퀀트가 된 이론 물리학자, 이매뉴엘 더먼


 이매뉴엘 더먼(Emanuel Derman)은 블랙-더만-토이 모형으로 잘 알려진  BDT이자율 모형의 주역이자 변동성 스마일을 모델링한 더만-카니(Derman-Kani)모형의 개발자이다. 앞서 설명한 블랙과 함께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 퀀트 1세대이다. 골드만 삭스를 잠시 떠나 살로먼 브라더스에도 근무했는데 이후 1990년부터 2000년까지 골드만삭스에 재입사하여 로컬 변동성 모형과 변동성 스마일 연구를 개척하고 주식부분의 퀀트전략 그룹을 이끌었다. 2002년 업계를 떠나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금융공학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에 본인이 출판한 자서전 "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My Life as a Quant: reflection on physics and finance)"를 보면 입자물리학자로서 대학교 부설 연구소에서 본인이 물리학 연구직을 얻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쓰럽게도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책은 물리학자의 길, 산업세계, 다시 상아탑으로라는 3부작으로 본인의 삶을 회고하고 있다. 물리학자의 길에서 헤매었던 회고를 하는 이 시기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과 군비증강 이후 동서냉전이 완화되면서 이론물리학의 인기도 막바지에 치달으면서 나사(NASA)의 물리학자들이 월가로 진출하던 시기와 맞물린다고 판단된다. 2016년에는 더만이 오랫동안 연구한 분야인 옵션평가를 위해 실제적인 변동성 특성을 설명하고 있는 "변동성 스마일(The Volatility Smile)"이라는 책을 공저로 출간하였다. 더만의 이야기가 나온 만큼 조금 더 내용을 붙이자면 아래는 이매뉴얼 더만의 국내 자서전이 나온 것을 읽고 그 당시 간단한 리뷰를 쓴 내용을 소개한다. 


                                            퀀트 물리와 금융의 회고, 이매뉴얼 더만, 승산, 2007


이 책은 My Life as a Quant의 한국 번역본으로 17년간 골드만삭스에서 퀀트로서 산 더만(Derman)의 자서전이다. 아울러, 물리학자에서 금융공학자로 변신한 저자의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휼륭한 퀀트가 되기 위해서는 트레이더, 프로그래머, 수학자의 성격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더만이 금융공학분야의 실무자로 활동하며 몸으로 체득한 내용들을 기술해 놓았다. 저자의 고향인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대학에서 학부까지 물리학을 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물리학 석박사를 하기까지의 여정, 박사후 과정으로의 삶, 벨연구소 근무에 관한 기록은 물리학에 관한 내용이어서 금융권 종사자에게 재미난 내용은 아니라 생각된다. 따라서 월가에서의 근무생활부터 볼 의향이라면 앞의 내용을 스킵(skip)하고 201페이지부터 보아도 무방하리라 생각된다.(다만, 입자물리학과 상대성이론, 파인만 이야기 등 물리학 전반에 관한 내용은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에는 ‘블랙 숄즈 모델’의 개발배경, 피셔 블랙과 공동 작업한 Black-Derman-Toy(BDT)모델의 탄생배경에 대해 재미있게 기술되어 있다. 아울러, 후반부에는 20년 동안 블랙-숄즈 이론에 배치되는 현상인 ‘변동성 스마일’(Volatility smile)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올바른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옵션복제(dynamic hedging)를 과일 샐러드에 비유하는 등 저자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야망이란 현재에 대한 영구적 불만상태를 말한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씌어져 있는 이 말은 더만의 인생역정과 닮아있다. 저자가 비록 17년간 골드만 삭스에서 근무했지만 이전의 여러 연구소를 떠돌았고, 골드만 이후 학교로 돌아오기까지 이직과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이 담겨져 있다. 아울러 이 책은 물리학과 금융에 대한 가치를 결정하는 모델에 대한 진지한 성찰까지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물리와 금융을 양분하지 않고, 신에 섭리에 대한 학문인 물리와 인간세계를 다루는 금융의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며 마무리 한다.”경제학과 물리학은 모두 세계를 하나의 모델 안에 끼워 넣는다. 다만 신은 세계의 섭리를 자주 바꾸지 않지만 현실의 금융 및 인간세계는 물질세계와 달리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 모델이 얼마나 쓸모 있는지 늘 점검해야 한다.”


파생상품트레이더였으나, 월가 철학자가 된 나심탈렙    


                           [사진 2] 자신의 인세르토 시리즈(5권 세트)를 들고 있는 나심 탈렙.

                  무거워서 운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Very heavy, you can use for exercise)

                                   (출처: 본인 트위터 계정, 2019년 6월 22일)


 퀀트 1.0의 마지막 인물은 블랙스완(Black Swan)의 저자로 잘 알려진 레바논 계 미국인이다. 이제는 철학 에세이스트(Essayist)로 도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탈렙은 금융공학 부문에서 옵션 트레이딩과 저서로 이름을 날렸다. 1960년에 태어나 파리대학교 석사, 와튼스쿨 MBA, 파리 제9대학교 금융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에 “동적헤징의 미시구조(The Microstructure of Dynamic Hedging)"이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1년간 월가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 위험관리 전문가로 활동하였으며 확률이론을 통해 철학, 수학, 세상의 문제를 해석하게 되었다. 


나심 탈렙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 파생상품 트레이딩에서 부터다. 유로달러 선물에 베팅했었는데 탈렙이 매수한 상품은 금리 변동이 없을 때 작게 잃고 금리가 크게 변할 때 크게 버는 상품이었다. 1987년 10월 19일 탈렙은 약 3천5백만 달러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그가 그때까지 세웠던 최고 기록이었다. 나심은 이때를 회상하며 그때의 비결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금융공학자들 사이에서는 블랙스완이나 안티프래질의 저자로 유명해지기 전에 “동적헤징: 표준형 옵션과 이색옵션 관리(Dynamic Hedging: Managing vanilla and exotic options)" 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현재는 뉴욕대학교 폴리테크닉연구소에서 리스크공학 특훈교수로 있으며, 분야와 관련된 많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탈렙은 2001년과 2018년 사이에 출판된 불확실성에 관한 다섯 권의 철학적 에세이인 인세르토(incerto)를 썼다.(가장 잘 알려진 책은 “블랙스완”과 “안티프래질”이다. “행운에 속지마라(Fooled by Randomness)”는 책은 국내에서 처음 2008년도에 번역 출간되었다가 많은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다시 입소문이 나서 2016년에 재출간되었다.) 다섯 권의 책은 운(인생의 무작위성), 불확실성, 회복 가능성, 책임을 주제를 다루고 있다.


추가글1: “동적헤징”이라는 말로 번역하였으나 실무에서는 동적헤징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냥 영문 그대로 “다이나믹 헤징”이라고 한다. 모든 주가연계증권(ELS)의 예를 들자면 그릭(greeks)을 다 헤징하는 다이나믹 헤징보다는 델타위주의 델타헤징(delta hedging)을 주로 한다.(점차 시장이 발달하여 증권사 입장에서 변동성하락으로 손실이 입는 경우가 많아 베가헤징(vega hedging, short vega)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추가글2: 여담이지만 필자도 장외파생상품 겸영인가를 위해 2006년 한국투자증권 리스크관리부 대리에서 한화증권 금융공학팀 과장으로 조인하여 다이나믹 헤징 책을 공부한 적이 있다. 팀원들과 5장까지 세미나를 하다가 내용이 난해해지자 다들 저자가 레바논 출신 미국인이라 영어를 어렵게 썼다고 이야기 하면서 각자 공부하자며 중단한 적이 있다.(물론 이후 각자 공부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글3: 나심 탈렙이 저술한 다섯 권의 인세르토(불확실성) 시리즈는 다음과 같다. 행운에 속지마라.(Fooled by Ranomness, 중앙북스, 2016), 블랙스완(Black Swan, 동녘사이언스, 2018), 블랙스완과 함께 가라(The Bed of Procruster, 동녘사이언스, 2011), 안티프래질(Antifragile,와이즈베리, 2013) 스킨인더 게임(Skin in the Game, 비즈니스북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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