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비나무의 노래』 리뷰 2편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화두는 ‘순례자의 삶’입니다. 슐레스케는 “아는 사람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되는 것—그것이 순례의 길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하는 순간 성장이 멈추지만, 끊임없이 진리를 찾아 나설 때 삶은 순례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숲에서 울리는 ’노래하는 나무’를 찾는 일도 그러한 인내의 여정이라고 합니다. “숲에서 노래하는 나무를 찾는 일은 인내가 필요한 모험입니다.” 새로운 깨달음을 아는 척 머무르지 않고 찾아 나서는 태도, 그것이 곧 믿음의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례자의 길을 가려면 겸손함과 열려 있는 마음이 필수입니다. ”높아진 마음, 부유한 마음은 영의 음성을 듣지 못합니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교만하고 자기만족에 빠진 마음은 하나님의 속삭임을 놓치기 쉽습니다.
반대로 가난한 마음, 낮아진 마음만이 신의 뜻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겠지요. 이 대목을 읽으며 나 자신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내가 너무 자기 확신에 차서 더 높은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특별히 가슴을 울린 부분은 ‘죽음’을 통과해야 비로소 울린다는 역설적인 진리였습니다. 책에는 “노래하는 나무는 반드시 죽음을 거칩니다”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가문비나무라도 쓰러져 죽은 후에야 비로소 바이올린이 되어 세상에 울림을 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폭풍에 꺾이고 인간의 손에 베이는 과정을 통해 나무는 악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의 삶 또한 때로는 이러한 죽음과도 같은 시련을 통과해야 새로운 사명과 소리가 태어난다는 깨달음을 주지요. 믿음의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좌절이나 큰 변화들이 어쩌면 더 큰 울림을 위한 통과의례일 수 있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삶의 폭풍 앞에서 너무 두려워하기보다, 그 너머에 있을 새로운 노래를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한편, 저자는 체념에 젖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라고도 충고합니다. “마음 속에 은밀히 체념을 키워 온 사람들의 충고를 조심하십시오.”
현실에 지쳐 희망을 놓아버린 이들의 말은 우리를 순례의 길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때로는 주변의 냉소적인 충고보다 내 안에서 솟아나는 소명의 소리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부분입니다.
순례자의 길은 단순히 떠나는 여정이 아닙니다.
때론 폭풍에 부서지고, 꺾이고, 체념의 목소리와 싸우며
다시 울림을 회복해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소명은 늘 편안한 길이 아니며,
거룩한 불안을 동반한 긴장의 길임을.
삶을 울리게 하는 ‘모순과 조화’의 신비,
그리고 은혜와 일 사이에서의 균형에 대해,
3편에서 더 깊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읽고 삶이 바뀐 순간〉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