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이승호 작곡 이경섭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조성모'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U3fGhJhGgw4?si=7RXkbeL31SYrl1bl
제발 이러지마 볼 수 없다고
쉽게 널 잊을 수 있는
내가 아닌걸 잘 알잖아
- 조성모의 <To Heaven> 가사 중 -
조성모는 1998년 데뷔했습니다. 그는 데뷔하기 위해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데뷔가 자꾸 무산되며 지난한 연습생 시절이 이어졌죠. 사천사라는 혼성 힙합 댄스 그룹 멤버였으나 지상파 방송 데뷔를 앞두고 해체되는 수모도 겪었죠. 다 포기하고 군대가려다 제작자인 김광수를 만납니다.
그는 1집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초호화 뮤직비디오 1억을 쏟아부었거든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죠. 오늘 소개해 드릴 앨범은 그렇게 세상에 나온 그의 1집 타이틀곡입니다. 이병헌과 김하늘이라는 대배우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했죠. 그는 얼굴없는 가수 콘셉트로 시작했으나 한달만에 방송에 출연하죠.
당시 인기가 엄청났습니다. 2집 <For your soul>, 2.5집 <가시나무>, 3집 <아시나요> <다짐>, 4집 <잘가요 내사랑>, 5집 <피아노>, 6집 <Mr.Flower>, 7집 <행복했었다> 이렇게 되는데요. 이 중에서 1~4집이 그의 전성기였습니다. 특히 3집은 200만장이 넘게 팔리며 2000년 최고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하죠. 거기다가 <파리의 연인> OST로 대박을 쳤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미성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애절함과 처절한 발라드가 그의 전매특허고요. <출발 드림팀>에 출연해 탁월한 운동 능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2010년까지 활동을 하고 이후로는 방송 활동이 뜸해졌죠. 워낙 한 시대를 풍미해서인지 그때의 인기가 발목을 잡았을까요. 가끔씩 얼굴을 비추긴 하는데 가수 활동을 재가동하는 움직임은 없습니다. 최근 인터뷰에 신곡을 내겠다고 했으니 한 번 지켜보시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To Heaven'입니다. 하늘에게라고 번역되죠. 누가 죽어서 먼저 하늘에 간 것일까요? 우린 마음이 답답해 앞길이 한치도 보지도 않을 때 하늘을 올려다 보죠. 인간의 힘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을 대답하지 않는 하늘에 묻곤 하는 것이죠.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다고 할까요.
'괜찮은거니 어떻게 지내는거야/ 나 없다고 또 울고 그러진 않니/ 매일 꿈속에 찾아와 재잘대던/ 너 요즘은 왜 보이질 않는거니' 부분입니다. 화자는 혼자말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아마도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었겠죠. 상대는 매일 밤 화자의 꿈속에 나타났는데, 요즘은 무슨 일인지 등장을 안 한다는군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니/ 내게 올 수 없을만큼 더 멀리갔니/ 니가 없이도 나 잘 지내 보여/ 괜히 너 심술나서 장난친 거지' 부분입니다. 화자는 그래서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멀리 갔지만 언젠가 돌아올 것인지, 아주 가버렸지 당최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러면서 믿기지 않는 사실에 '장난이지?'라고 묻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구름뒤에 숨어서/ 니가 울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만 하는 내게/ 제발 이러지마 볼 수 없다고/ 쉽게 널 잊을 수 있는/ 내가 아닌걸 잘 알잖아'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가 영영 떠나버릴까봐 두려움을 느낍니다. 꿈에서라도 매일 보던 상대의 부재 상황은 화자에겐 호환마마와 같은 것이니까요. 떠난 사람의 실체가 아니라 꿈속에 나타난 환영을 붙잡고 있는 화자의 정신 세계가 심히 궁금해지네요.
2절입니다. '혹시 니가 없어 힘이들까봐/ 니가 아닌 다른 사랑 만날 수 있게/ 너의 자릴 비워둔 것이라면/ 그 자린 절망밖엔 채울 수 없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가 자신을 배려해서 혹시 떠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리를 내어주고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게 하려고 말이죠. 하지만 화자의 반응은 '너 아니면 안 돼' 모드죠. 상대가 없는 빈 자리는 '절망'이라고 말하네요. 흑흑
'미안해 하지마 멀리 떠나갔어도/ 예전처럼 니 모습 그대로 내 안에 가득한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이별이 없는 그곳에/ 우리 다시 만날 그날이/ 그때까지 조금만 날 기다려줘' 부분입니다. 그러네요. 상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보입니다. 그래서 매일 꿈속에서 만난 것이었네요. 화자는 자신도 곧 그곳으로 가서 다시 만나자고 말합니다.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요. 이론. 근데 생각보다 오래살면 어쩌죠. 하하하.
음. 오늘은 제목에 있는 'Heaven'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말로는 천국이라고 번역되며지옥과 대치를 이루죠. 저 같은 무신론자는 천국-지옥이라는 이분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명사인 '하늘'이라는 개념으로 이 단어를 받아들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하늘입니다.
천문, 하늘의 무늬죠. 인문은 사람의 무늬입니다. 이 세상은 천문과 인문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하죠. 사람이 할 일을 다하면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 대천명'이 떠오르네요. 네. 사람이 할 일이 따로 있고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운빨이라는 단어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운빨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려고 하는 자에게 행운도 따른다는 말로 해석이 됩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하늘에 기도를 드린다고 해서 그 일이 될리 만무하겠죠. 요행을 바라지 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의미일 겁니다.
예로부터 하늘은 섬김의 대상이었습니다. 하늘이 왜 파란지, 어디가 끝인지 등등을 알 수 없어서 생긴 인간의 무지가 빗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는 신들이 산다고 믿었고 사람이 죽으면 하늘에 머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은 인간을 넘어서는 초인간적 공간을 뜻했죠. 이 노래에서도 화자는 먼저 떠난 사랑하는 이가 하늘에 있다고 믿고 밤마다 꿈에서 조우하는 설정을 하죠.
그런데 과학의 발달로 하늘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신의 섭리에 따라 하늘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자연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전만큼 하늘을 섬기는 제반 활동들이 전보다는 옅어지고 있죠. 제사도 그렇고 종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늘을 섬기는 모습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죠. 우리의 무의식 어딘가에 아직도 하늘을 지고지순한 무엇과 연결시키려는 마음이 존재합니다. 하늘과 땅은 쌍을 이룹니다. 땅은 인간 세계고 하늘은 신의 세계이죠. 우리 인간은 신이 되기를 꿈꿉니다. <호모 데우스>라는 책도 있죠.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신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염원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뛰어넘는 어떤 현상을 경험할 때 하늘의 힘을 빌리고 싶어 합니다. 삶이 너무 갑갑하고 무력해질 때 하늘에 대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하늘 보며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고 그러죠. 아마 여러분들도 살아오면서 한 두 번씩은 그리 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하늘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물론 비행기를 타면 하늘에 닿을 수 있죠. 그렇다가 비행기 안에서만 살 순 없습니다. 하늘은 누구에게나 허락한 공간이지만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그 하늘의 배타성에 끌리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하늘은 날씨라는 이름으로 우리 일상 생활에 개입합니다. 하늘이 만든 날씨는 우리를 움추리게도 하고 기분까지 우울하게도 하죠. 반대로 높고 푸른 맑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때론 우리를 토닥여 주듯이 따사로운 햇살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아 뜨거~~~.
땅에는 발을 딛고 서 있어서 더 깊이 내려가는 일이 쉽지 않은 닫혀 있는 공간을 상징하지만 하늘은 위로 뻥뚫린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답답한 마음이 하늘을 보면 좀 나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죠. 땅은 높은 건물로 시야가 자주 막히지만 하늘은 어디에서 봐도 탁 트여 있습니다.
살면서 하늘을 보는 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간만에 챗GPT에게 하늘을 자주 보는 사람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더니 '하늘을 자주 보는 사람은 현실보다 마음의 풍경을 더 자주 들여다 보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짜슥. 기뜩하네요. 하하하. MBTI 유형 중 INFP, ISFP, INFJ, ENFP, INTP, ENFJ가 하늘을 많이 본다네요. 하하하. 저도 이 중에 속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늘을 유독 많이 보는 걸까요?
누군가 산을 왜 오르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어서'라고 답한 게 생각나는데요. 저에게 왜 이렇게 하늘을 보냐고 물으시면 '하늘이 거기 있어서'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관조의 자세를 갖는데 하늘을 보는 것만큼 쉬운 방법도 없죠. 땅은 멈춰서 있는 듯 하지만 하늘은 늘 움직입니다. 하늘은 본다는 건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고 그 차이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들은 하늘을 자주 보시나요? 하루에 대략 몇 번이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관찰하시나요?
PS. 가을에는 유독 하늘이 높고 푸릅니다. 그만큼 하늘을 보며 사색에 빠지기 딱 좋은 계절이죠.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하하하. 이번주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비가 그치는 대로 하늘을 한 번 물끄러미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하늘이 내가 말을 걸어온다. 내가 하늘에게 말을 건다. 들어준 적도 들려준 적도 없는 그 이야기. 내가 하늘이고 하늘이 나일지도 모른다. 하늘님. 하늘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