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용감한 형제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베스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Jg6 YZYOJd2 A? si=gNk8 p-Liu7 umN_ng
내가 사랑 못하는 이유
나 혼자만 솔로인 이유
다 있는 거야 다 있을 거야 다 있는 거야
Hey 저 별로 바라는 거 없어요
내가 연애 못하는 이유
나 혼자 모임에 나가는 이유
다 있는 거야 다 있을 거야 다 있는 거야
Hey 저 정말 바라는 거 없어요
- 베스티의 <연애의 조건> 가사 중 -
베스티는 2013년 데뷔했습니다. 데뷔 당시는 4인조였습니다. 혜연을 비롯해 U·JI, 다혜, 해령이 멤버입니다. 혜연, 유지, 해령은 유명 프로듀서 신사동호랑이가 제작한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출신이고요. 2012년 2월 첫 싱글을 발표했지만 이후 팀이 지속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다시 팀이 꾸려집니다. 다혜가 합류하면서 ‘4인조 베스티’가 완성되죠. 베스티는 ‘베스트 프렌드’의 뜻으로 “친근한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막내인 혜령이 작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데뷔곡은 <두근두근>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곡은 2013년에 발매한 곡입니다. 용감한 형제가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후크송 느낌이 강하죠. 2015년까지 미니 2집을 발매하고 이후 활동이 없었습니다. 멤버인 유지와 다혜가 먼저 팀을 탈퇴했고 혜연이 트로트가수로 전향하면서 팀이 해체되었죠.
이후 다혜는 <환승연예 3>에서 얼굴을 비췄고 가수로도 데뷔한 바 있습니다. 유지는 배우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혜연은 아주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되었죠. 혜령은 검색해도 잘 나오지가 않네요. 아무튼 걸그룹 때보다 다들 잘 풀린 듯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파이팅~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연애의 조건'입니다. 연애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이상형의 조건'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 우리는 저마다의 이상형이 있죠. 여러분들은 어떤 이상형을 가지고 계신가요? 화자가 언급하는 이상형의 조건을 살펴보시죠.
'그 애는 너무 키가 작고 얼굴이 너무너무 커/ 그 애는 너무 성격 좋아 여자가 많을 것 같아/ 그 애는 너무 하루 종일 잘난 척만 해요/ 저 바라는 거 없어요 별로 바라는 거 없어요' 부분입니다. 딱 봐도 화자는 엄청 따지는 스타일입니다. 이성에 대한 인물평이 이어지고 있죠. 이론.
'어머 웃겨 내가 문제라니 솔직히 내가 뭘 많이 바라니/ 그냥 뭐 평범한 정도 어딜 가도 안 빠질 정도/ 나를 송혜교 보다 예쁘다 할 남자 내 성격 받아줄 남자/ 여잔 나밖에 모르는 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부분입니다. 화자의 이상향은 '자신의 성격을 다 받아주고 자신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말합니다. 말이 쉽죠? 하하하.
'키 조금 크고 강동원 살짝 닮고/ 여자 맘을 조금만 이해해 주는 그런 사람/ 돈 조금 많고 큰 이벤트는 말고/ 장미백송이 다이아 목걸이나 반지' 부분입니다. 이런 분이 굳이 왜 화자를 좋아해야 하는지 하는 의문이 드네요. 전반적으로 화자는 메타인지 능력, 자기 객관화 능력이 부실해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가 사랑 못하는 이유/ 나 혼자만 솔로인 이유/ 다 있는 거야 다 있을 거야 다 있는 거야/ Hey 저 별로 바라는 거 없어요/ 내가 연애 못하는 이유/ 나 혼자 모임에 나가는 이유/ 다 있는 거야 다 있을 거야 다 있는 거야/ hey 저 정말 바라는 거 없어요/ 저 별로 바라는 거 없어요 저 정말 바라는 거 없어요' 부분입니다. 바라는 게 없는데 연애가 되질 않죠. 문제는 바라는 게 많으면서 바라는 게 없다고 말하는 상황 인식 실패가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뭐가 필요 있겠어 사랑에 뭐가 중요하겠어/ 나만 바라봐줄 나만 사랑해 줄 나를 아껴줄 그런 너면 돼' 부분입니다. 여러 조건을 걸으니 연애가 안 돼서 이제 다 내려놓을 걸까요? 끝까지 포기 못하는 것은 '나만 사랑하고 아껴줄 사람'인데요. 다른 조건이 맘에 안 들어도 진짜 그것만 갖추면 되는 걸까요?
음. 오늘은 '이성의 조건' 혹은 '이상형의 조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성이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흔히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연애나 결혼이 힘들어지는 것은 이 조건이라는 것이 점점 늘어서라죠.
그래서 혹자는 사랑이나 결혼을 철 모를 때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사랑에 현실적인 조건까지 생각하면 온전히 자리를 지킬 사람이 많지 않아서죠. 역으로 결혼한 다음에 재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이런 조건인 줄 알았으면 그리 하지 않았을 거라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죠. 하하하.
자본주의의 시대인 만큼 연애도 그렇겠지만 결혼은 더더욱 서로가 가진 자산이나 직업 따위가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에 가면 그런 것들이 매칭을 결정하는 주요 조건으로 부각되죠. 상대적으로 연애는 좀 나은 편일 겁니다. 인생을 걸어야 하는 결혼보다는 좀 구속력이 덜하니까요.
이상형의 조건으로 꼽히는 것들은 학벌, 직업, 집안, 궁합, 나이, 연애경험, 재능 취미, 성적 취향, 분위기 등입니다. 여러분들의 조건은 이중에 있으신가요? 저는 굳이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마자막 분위기를 픽할 것 같네요. 하하하.
2030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이상형의 기준을 물어보니 1위는 다름 아닌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결혼 조건은 훌륭하지만 이상형이 아닌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남자와 여자가 다른 대답을 보였다고 합니다. 남자 중 32%는 결혼을 강행한다고 답했고 여자는 33.1%가 '본인에 대한 상대의 태도를 보고 결정한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남녀 모두가 이상형 파먹고 사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다행입니다.
어른들은 예전부터 말했죠.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사람과 이어져야 큰 탈이 없다고요. 뭐 평균값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잘 지내는 분들은 잘 지내더라고요. 근데 우리가 물건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상대로 조건 운운하는 것이 좀 아니러니 하기도 합니다.
조건은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는 듯한데요.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상대가 가진 배경이죠. 사실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이유는 시간 낭비하기 싫고 그 배경에 대한 검증이 끝난 사람들을 만나서 둘이 합이 잘 맞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생각해서겠죠.
참고로 저도 에전에 무려 28살에 결혼정보업체를 가 본 적이 있습니다. 하하하. 30세 전에 결혼하는 게 인생 목표였거든요. 엄청 철이 없었죠. 그게 뭐라고. 그래서 회원 가입은 좀 그렇고 맛보기로 100대 100 미팅이라는 것을 일회성으로 해 봤네요. 끝나고 나서 온라인으로 사랑의 작대기 3개를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의 작대기에 만날 의사가 없는지 있는지를 체크하면 이어지거나 안 이어지거나.
두 번째 조건은 두 사람이 만나는 계기 뭐 이런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를 때 우산을 씌워주는 친절을 베푸는 사람, 차 사고가 나서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한 경우, 택배가 잘못 와서 교환하러 갔다가 눈이 맞은 경우 뭐 이런 조건을 말하죠.
물론 이런 경우도 관심이 있는 단계에서 좋아하는 단계로 가려면 일종의 검열을 거치긴 합니다. 뭘 하는 사람인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등등을 예리한 눈으로 만나면서 파악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결혼정보업체를 찾을 때보다는 첫 만남이 이성적이진 않죠.
어떤 계기로 만났던지 간에 상대의 정보 혹은 조건을 미리 알고 만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랑은 리스크를 동반하는 일인데요. 상대의 조건을 미리 파악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발칙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돌싱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요.
원래부터 이성의 조건으로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남들의 시선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불명확합니다. 환경적 조건이 맞아서 관계를 시작하는 사이라면 그런 것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소개팅이나 미팅 나갈 때 나오는 상대방에 대해서 사진은 물론이고 성격 등등 궁금해서 엄청 물어보고 나가려는 분들 있거들랑 말려주세요. 만약 미리 파악한 조건이 안 맞으면 안 나갈 심산인 건가요? 하하하. 결혼이라면 몰라도 연애하는 데 그리 많은 조건이 왜 필요한 건지 묻고 싶네요.
이상형에 답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뭐 말 그래도 사귈 의도 없고 단순히 선호하는 타입을 선택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상대의 조건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조건을 먼저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 꼴불견이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걸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이 노래의 화자가 말하는 '정말 바라는 게 없다'라고 말을 하지만 그 내심을 살펴보면 연애의 조건으로 바늘구명을 만들어놓고 있죠. 예전에 저는 이성에 대한 조건이 일종의 빼기 게임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80억 명 인구에서 남성이나 여성을 빼고 대한민국 사람 아닌 사람 빼고 뭐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정말 확률이 말도 안 되게 줄어들죠. 그런 사람을 찾겠다고 눈 크게 떠봐야 잘 보이지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조건의 조건의 조건이 붙으면 안 하겠다는 말과 동의어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애의 조건은 조건이라는 단어를 내려놓은 것이 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만.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아이들의 꿈이 자주 바뀌듯이 저 역시 이상향이 자주 바뀌었습니다. 머리 긴 사람이 좋았다가 짧은 사람이 좋았다가 뭐 이렇게요. 그래서 한 가지 안 바뀐 저 나름의 이상형의 조건이라는 게 있는데요. 바로 속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살아보니 속이 깊은 사람은 저부터가 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말 그대로 이상형이 되었죠. 하하하. 여러분들의 이상형 변천사가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