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작사/작곡 김선민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마로니에'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1 WS9 Nb1 m6 dk? si=8 jLuaN4 QAAzkYfT9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 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가사 중 -




마로니에는 1989년 데뷔했습니다. 프로듀서 김선민과 권인하, 신윤미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그룹이었습니다. 1집 <동숭로에서>를 발표했습니다. 권인하 씨가 마로니에 멤버였다니. 2집에서는 대거 멤버 교체가 이루어집니다. 황치훈, 김사미, 이윤선, 유주희가 멤버였습니다. <혼자 남는 법>이라는 곡이 실려 있죠.

오늘 소개할 곡은 3집의 타이틀 곡으로 그들의 입지를 다진 곡이죠. 1집 멤버였던 신윤미와 새로운 멤버인 최선원과 김신우가 멤버였습니다. 신윤미는 앨범 녹을 마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고 하네요. 최선원은 소속사를 옮겼습니다. 그래서 녹음가수와 활동가수가 완전히 달라지는 해프닝이 발생했죠. 백종우, 김정은, 김민경이 그 주인공인데요. 립싱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아이러니하게도 3집은 KBS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를 하면서 골든컵을 수상했고요. 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저작권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후로도 많은 가수들에게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1995년 발매한 4집에는 4집 멤버였던 김지영과 새로운 멤버인 신유상과 원우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996년 5집에는 5집 멤버에 이현욱이 합류합니다. 별 반향은 없었고 팀도 막을 내렸습니다. 잦은 멤버들을 교체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은 그룹이었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목이 '칵테일 사랑'입니다. 어떤 사랑을 이리 표현한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여러 가지 섞은 술이라는 뜻답게 무지개 색처럼 변화무쌍하거나 거꾸로 뜬금없는 사랑을 뜻하는 것일까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그 음악을 내 귓가에 속삭여 주며/ 아침 햇살 눈부심에 나를 깨워 줄/ 그런 연인이 내게 있으면' 부분입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감미로운 노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자는 아침에 잔잔하고 감미러운 음악과 함께 자신을 깨워줄 연인을 기대하고 있죠.

'나는 아직 순수함을 느끼고 싶어/ 어느 작은 우체국 앞 계단에 앉아/ 프리지어 꽃향기를 내게 안겨 줄/ 그런 연인을 만나 봤으면' 부분입니다. 모태솔로 같은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하하하. 화자는 로망을 꿈꾸고 있죠. 아직도 순수한 사랑을 믿고 있습니다. 우체국 앞 계단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리지어 꽃을 건네줄 아는 로맨틱한 사람이 화자의 이상형이라고 봐야겠네요. 참고로 프리지어의 꽃말은 '순수'입니다.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 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부분입니다. 현실에서 그런 연인이 잘 찾아지지 않아 울적해질 때는 거리를 걸어보고 꽃 대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한다고 말합니다. 시가 있는 전시회장을 찾고 밤새도록 보내지 못할 시를 쓴다고 하죠. 화자가 말하는 칵테일 사랑은 '향기'와 연관이 있는 듯하네요.
'창밖에는 우울한 비가 내리고 있어/ 내 마음도 그 비 따라 우울해지네/ 누가 내게 눈부신 사랑을 가져 줄까/ 이 세상은 나로 인해 아름다운데' 부분입니다. 상황이 도대체 도와주지를 않네요. 화자는 연인을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비만 우울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지만 언제 찾아올지가 요원하죠.


음. 오늘은 가사 중 '마음이 울적한 날엔'에 착안해서 '뭘 하는 게 좋을까'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 일이 내 마음과 멀어질 때 우리는 무력감도 느끼고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뭐 특별한 일이 없는 날도 바이오리듬으로 인해 알 수 없는 우울함을 겪기도 하죠.

우울은 '근심스럽거나 답답하여 활기가 없음'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심과 답답함은 뭔가 안 풀린다는 의미일 테고 그 결과로 활기나 활력을 잃어버린 상황을 말하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냥 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무거운 날은 기분까지 같이 우울해집니다. 선이 뭔지 후가 뭔지 모른 채로요.

우울은 적든 많든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호시탐탐 우리 몸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기회를 찾고 있죠. 마치 바이러스처럼요. 한 번 감염되면 쉽사리 낳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제가 언급하고 싶은 주제는 바이러스를 막거나 치료하기 위해 백신이나 치료제를 쓰는 것처럼 우울을 막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뭘 하면 좋을까입니다.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치료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이 노래에서 나름의 힌트를 얻게 되는데요.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 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부분이죠. 먼저 거리를 걸어 보는 것은 갇혀 있지 말고 오픈된, 개방된 공간으로 나와야 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또 하나 걷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몸을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는 뜻이고요. 실제로 우울증 치료에는 이 두 가지가 명약이죠.

두 번째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 보는 것인데요. 너무 다운되어 있거들랑 좋은 사람과 술 한 잔 해 보는 것도 대안이 될 듯합니다. 너무 과하거나 자주 마시는 것은 문제지만 술이라는 것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는 제격이죠. 맛있는 안주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고요. 술 먹고 노래방 가서 소리 지르는 것도 추천합니다. 하하하.

그다음으로는 문화생활을 해 보는 것도 있습니다. 노래처럼 시를 감상해도 좋고요. 미술 보러 가거나 음악을 들으러 공연장을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시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자신의 감정과의 매칭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미술도 그렇고요. 음악은 장르에 따라 심장 박동을 끌어올리는 아주 좋은 방법이죠. 시, 미술, 음악 등 예술과 친해져 보는 것은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무언가를 하얀 종이 위에 끄적끄적해 보는 겁니다. 자신의 감정이든 지금의 답답한 사태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하죠.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 중에도 글쓰기를 하면서 우울을 치료하는 모습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요.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우울은 내가 사는 세계와의 연결이 끊어져 있다고 느낄 때 발생하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이 사랑하는 대상과의 연결이 끊어져서 발생하는 감정일 테고요. 사랑이 잘 안 되면 우울함을 느끼는 것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앞에서 언급한 밖으로 나가기, 걷기, 술 마시기, 예술과 함께하기, 쓰기 등은 바로 끊어진 연결을 다시 이어지는 장치들이라고 보면 어떨까요? 오프라인 세상과 이어주고 몸과 마음을 이어주고 감정과 이어주고 자신과 이어주는 그런 장치들 말이죠.

이 노래에서 화자는 순수한 사랑을 꿈꿉니다. 하지만 여의치가 않죠. 그래서일까요? 우울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희망하는 바가 세상에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 연결이 끊어진 상태가 된 것이죠. 그럴 때면 화자는 다양한 장치들을 불러 모아 그 끈을 이어보려 시도합니다.

여러분들은 우울한 감정을 느낄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이 중에 하나라도 있나요? 아니면 혼자만의 비법 같은 게 있으신가요? 세계와의 연결이 디폴트가 아니라 연결이 끊어진 상태가 디폴트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연결되어 있을 때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으니 그 연결이 끊어지면 마음이 심하게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까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사실종사건>을 마칠 즈음 오프라인 미팅을 하고 나서 3번째 책을 써 보려고 합니다. 가제는 <디폴트>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 다름 아닌 그것의 해석이죠. 생각의 디폴트 값이 잘못 설정되면 해석도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그걸 파헤쳐 보는 야심작입니다. 하하하. 소재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서 정말 책이 될지는 미지수죠.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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