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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26. 2023

브라운 아이드 소올의 <정말 사랑했을까>

작사 조은희 / 작곡 박근태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브라운 아이드 소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5fZW2nTVyY?si=sGSuRqwBY43-KJEX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느낄 수가 없잖아

작고 좁은 나의 세상 속에 살던 넌

행복하긴 했을까


우리 닮은 지난 추억이

초라한 내 앞이라 더 눈부셔

너 있는 곳 너무 멀어

다가갈 수 없어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믿을 수가 없잖아

좋은 사람으로 니 가슴에

내 모습 남긴 했을까


- 브라운 아이드 소올의 <정말 사랑했을까> 가사 중 -




처음은 아니었어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

하지만 다시 못 견디게 아파

널 유독 많이 아꼈던 거겠지


이별한 걸 안 들키려 해 보지만

주변 사람들이 말해

웃는 것도 우는 것처럼 보인다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네가 돌아올 것 같단 말이야

매일 널 찾아 헤매고 있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왜 그리도 많이 했는지

더 많은 걸 해 주지 못한

후회가 나를 감싸고 있어


이젠 널 느낄 수가 없어

이젠 널 믿을 수가 없어

우리 닮은 추억 너무 눈부셔

너에게 다가갈 수 없어


우리 정말 사랑하긴 한 걸까

난 너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까

넌 비루한 나와 있는 동안

행복하긴 했을까


난 혼자된 것보다

네가 날 지우고

또 다른 사랑을 할까 봐 두려워

이 사랑이 마지막이 되는 거니까




브라운 아이드 소울(Brown Eyed Soul)은 나얼, 영준, 정엽으로 이루어진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입니다. 원래는 2001년 '브라운 아이즈'라고 나얼과 윤건으로 출범했다가 2003년 그룹명을 '브라운 아이드 소울'로 바꿔 활동을 시작한 팀입니다. 성훈 씨가 멤버로 한때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소울은 흑인음악인데, 흑인이 아닌 사람들이 하는 흑인음악이라는 뜻으로 '푸른 눈동자'라고 팀명을 정했다고 합니다.  

각각의 멤버 만으로도 충분한 음악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실력을 있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브라운 아이즈' 때의 노래가 더 인기가 많았죠. 이번 곡은 2003년 발표된 곡으로 <My story>라는 노래와 함께 가장 사랑받는 곡 중 하나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에도 이별의 주인공입니다. 하하하. '다시 못 견디게 아픈 걸 보니'라는 가사에서 보듯 이번 이별이 처음은 아닌 '경력자'입니다. 이별 후 공통적으로 겪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처음도 아니고 해서 주변에 내색을 안 하려고 경력자 다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합니다. 두리번거리는 신입사원 느낌이 안 나도록 말이죠. 그런데 그게 잘 안 감춰지는 모양입니다. '씩씩한 척 강한 척하는 내가/ 웃는 눈빛마저도 우는 것 같아 보인데'라는 가사를 보면 그렇죠. 웃어도 웃는 게 아닌 것이죠.

'헤어져도 보내지 못하나 봐/... 시간 가면 잊을 수 있을 거란 굳은 다짐을 해봐도/ 매일 널 찾아 헤매는데'라는 가사에서 보듯 센 척은 있는 대로 다 했는데, 그 뒷모습은 이별한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에 기대 보기도 하고 잊어보자 다짐도 해 보고 남들 하는 거 다 동원해서 그 사람을 잊어보려고 하죠. 당연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그녀를 붙잡고 놓지 못합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수준이네요.

저는 이 노래에서 '우리 닮은 지난 추억이 초라한 내 앞이라 더 눈부셔/ 너 있는 곳 너무 멀어 다가갈 수 없어'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사랑했던 추억이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반해 헤어진 지금 혼자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자신감도 얻고 밝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인 거죠. 이러한 사랑 전후가 극명히 대비를 이루면서 추억이 더 눈부시게 보입니다.

그 눈부심에 눈이 멀어 지금은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태고요. 그러니 너 있는 곳 너무 멀게 느껴져 설사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다가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다기보다는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고 해석하는 편이 타당해 보입니다.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는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로 시작하는 후렴구인데요. 사랑을 했는데 지금은 그걸 느낄 수도 믿을 수도 없는 상황이 돼서 되묻는 거죠. 진짜 사랑한 게 맞냐고요.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본인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지, '작고 좁은 나의 세상 속에서 살던 넌 행복하긴 했을까'라고 묻죠.

헤어진 상황에서 지난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왜 중요하냐면 노래의 화자가 '헤어져도 보내지 못하나 봐/ 네가 돌아와 줄 것만 같아서'라는 가사에서 보듯 아직 미련을 갖고 있는 상태라서 인 듯 요. '네가 곁에 없는 나보다/ 내가 없는 네가 더 두려워/ 나를 지우고 쉽게 또 사랑할까 봐' 가사도 눈여겨봐야 하는데요. 이별로 혼자되는 것보다 상대방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더 두려워하죠. 영원히 기다리는 것이 둘 사이가 종결되는 것보다 낫다는 표현인데 이 역시 '미련 of 미련''미련 끝판왕'으로 보이네요.

제목을 보면 '정말 사랑했을까'는 누가 누구에게 묻는 질문일까요? 전체 가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대방이 나를) 정말 사랑했을까라고 묻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매정하게 떠나버린 상대에게 (정말 나를 사랑했다면) 나를 잊고 다른 사랑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이런 식으로 에둘러 묻고 있는 것이죠. 동시에 바보같이 미련을 못 버리는 내가 이번 사랑이 마지막이라는 이름으로 박제되는 건 아닌지 하는 공포를 느끼는 거죠.

이별 과정에서 이전과 다르게 돌변한 상대방을 보고 이렇게 말하잖아요? '넌 날 사랑하긴 했니?'라고요. 상대방은 마음을 정하고 이별의 선을 넘어버렸는데, 아직도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이별 선을 넘지 않은 상황인 거죠. 그러니 상대방이 많이 낯설 수 밖에는 없겠죠. 이 노래의 주인공처럼요.

매번 말씀드리지만 사랑은 연결되긴 어렵고 깨지기는 쉬운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잔처럼 한 번 깨지면 다시 원복 되지가 않죠. 깨진 다음에 울고 불고 소리쳐 봐야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있을 때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교훈을 늘 선사하죠. 이런 질문은 서로 수긍하고 해어지는 경우 대비해서 그래서 썩 달갑지는 않습니다. 한 마디로 차였을 때를 우아하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자. 여러분은 이런 감정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상대방에게 이런 감정을 많이 느끼게 해 주셨나요? 저는.... 노코멘트하겠습니다. 하하하. 다시금 이별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면 상대방을 위해 어느 정도의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인도 언제가 차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하하하.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그 사이 온도가 조금 내려가서 저녁 공기가 야외활동 하기 딱 좋은 요즘입니다. 동네라도 한 번 산책을 해 봐야 겠네요. 이번 가을은 유난히도 반가울 예정입니다. 아무리 사는 게 삭막해도 계절이 오는 신호는 느껴야 겠지요. 편안한 주말 저녁 밤 되시와요. 내일 뵙겠습니다. See you. Coming Soon- (NO.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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