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아의 <뮤지컬>

작사 한경혜, 주영훈 / 작곡 주영훈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임상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eq9 pDOVIWJE? si=9ye-RHOPxikNxgSa

이젠 알아

진정 나의 인생은

진한 리듬 그 속에

언제나 내가 있다는 그것


나 또다시

삶을 택한다 해도

후회 없어


음악과 함께 가는 곳은

어디라도 좋아


- 임상아의 <뮤지컬> 가사 중 -




임상아는 1996년 데뷔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가 그녀의 데뷔곡입니다. 1997년 발매한 2집은 가수 박진영이 맡았는데, <저 바다가 날 막겠어>라는 곡이었죠. 가수 김현철과 듀엣으로 부른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곡도 꽤 알려져 있습니다. 날개를 부른 언타이틀과 같은 기획사 출신입니다.

1998년 3집을 발매했는데 이후 미국에 가서 패션 디자이너로 전업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핸드백 'Sang-a'라는 최고급 퀄리티의 브랜드를 론칭했죠. 샐럽들이 많이 구매를 해서 대박이 나기도 했습니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에 이르는 고가였습니다. 현재는 뉴욕 소호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22살에 광고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KMTV 비디오자키로 활동하다 SBS 특채 탤런트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죠. 뮤지컬에도 많이 출연하며 다방면에서 끼와 재능을 펼쳤죠. 그러다 작곡가 주영훈과의 캐미로 가수 데뷔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배우로 시작해 가수로 제법 성공했고 이후로는 패선 디자이너를 거쳐 사업까지 변신을 했습니다. 연예인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궤적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이 노래처럼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나름의 뮤지컬을 잘 풀어간 듯해 보이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뮤지컬'입니다. 음악과 춤이 섞여 있는 무대 형태를 가리킵니다. 연기도 필요하죠. 뮤지컬 배우들은 가사를 관객에게 전달해야 해서 발음이 정확해야 하고 성량이 좋아야 무대를 장악할 수 있죠.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이 뮤지컬에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 마/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난 다시 태어나려 해' 부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의 가사에서 '독립'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타인으로부터 전혀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일어나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죠.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아/ 음악과 춤이 있다면/ 난 이대로 내가 하고픈 대로/ 날개를 펴는 거야/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부분입니다. 아마도 화자의 꿈은 음악과 춤이 있는 뮤지컬이었던 모양입니다. 뮤지컬을 할 때 날개를 펴고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을 찾게 되는 느낌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젠 알아 /진정 나의 인생은/ 진한 리듬 그 속에/ 언제나 내가 있다는 그것/ 나 또다시 삶을 택한다 해도/ 후회 없어/ 음악과 함께 가는 곳은/ 어디라도 좋아' 부분입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삶을 찾았을 때 우린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망설임 없이 선택한다고 말하곤 하죠.

'또 다른 길을 가고 싶어/ 내 속의 다른 날 찾아/ 저 세상의 끝엔 뭐가 있는지/ 더 멀리 오를 거야/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진 않아 ' 부분입니다. 이제 화자는 자신감이 생긴 모양입니다. 하나도 만족하지 않고 자신 안에 있는 또 다른 모습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해 보려 하죠.


음. 오늘은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죠.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고요. 우린 인생의 어느 순간부터인가 독립이라는 선물을 부여받습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특권이죠.

아마도 공부로부터 해방되는 대학생이 되었을 때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해서 자신의 생계를 자신이 책임질 수 있을 때 그것도 아니면 결혼이나 자기 결정으로 인해 부모님과의 삶을 정리하고 분가를 결정했을 때가 그런 독립의 분기점이 되곤 합니다.

우린 무언가에 매여 있을 때 혹은 통제를 받을 때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막상 그 통제가 해제되고 나면 혼란스러워합니다. 독립이라는 선물이 양날의 검과 같아서 일 겁니다. 자유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무거운 선물도 함께 따라오니까요.

실존주의자 중 한 명인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우린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언가를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고 그것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죠. 학창 시절엔 어설픈 선택을 해도 부모나 주변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겠지만 독립이나 자유의 깃발을 꽂은 후부터는 이 명언에 오롯이 노출되는 것이죠.

저는 자녀에게 예전부터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것과 본인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해서 살면 좋겠다고요. 이 말인 즉 학원가는 비용은 부모가 내줄 수 있지만 공부는 대신해 주거나 시험을 대신 봐줄 순 없으니 자신이 할 일은 자신이 잘 챙겨서 했으면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신체발부수지부모' 좀 예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내 몸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니 함부로 다치거나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는 뜻이죠. 저는 이 말을 달리 해석해 봅니다. 부모가 몸을 낳아줄 수는 있어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자식의 몫이라고요.

네. 병실에 있는 환자에게 우린 이런 말을 합니다. '아픈 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고요' 누군가가 아플 때 우린 위로를 하기 위해 병문안은 자주 갈 수 있지만 아픔 그 자체를 대신해 줄 순 없죠. 사실 우리가 겪는 감정 전반이 그러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른 이가 똑같이 느끼기도 대신해 주기로 불가능하죠.

제미나이에게 이 문장을 던져 봤더니 '인생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이자 자유를 선언하는 문장'이라는 명해석을 선사하네요. 하하하. 우리 모두는 부모님으로부터 몸이라는 유산을 받고 태어나 그 몸에서 파생된 정신을 합해 평생 그것을 경영하며 살게 됩니다.

일정 시간은 스스로의 경영이 힘들어서 배우고 읽히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러다 어느 순간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와 일명 프랜차이즈를 혼자 경영하게 되죠. 장사가 잘 되면 본사에서 별 말이 없겠지만 잘 안 되면 본사로부터 시시콜콜한 간섭을 받게 되겠죠? 떠나도 떠난 것 같지 않은 상황일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의 몸과 정신의 경영. 이것이 곧 누구에도 양보할 수 없는 자신의 삶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이 두 가지를 잘 관리하고 계신가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의 몸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꿀잠을 잘 주무시고 있나요?

정신 혹은 마음은 어떤가요? 그것의 경작을 위해 매일 밭을 갈고 김을 매우시고 있나요? 풀들이 잘 자라기 위해 정기적으로 잡초를 제거해 주고 있나요? 땅이 마르지 않기 위해 때때로 물과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고 있나요? 과거의 마음에 비해 지금의 마음이 훨씬 편안하고 풍요로운가요?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인생을 경영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끼워 넣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죠. 누가 그러래서 했다며 원망하는 상황 말이죠. 그런다고 결론이 바뀔 것도 아닐뿐더러 자신의 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타인에게 갖다 받치는 꼴이랄까요.

네. 아무도 우리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린 자유롭지만 고독한 존재입니다. 그걸 인지하고 나와 비슷한 숙제를 풀고 있는 타인을 대할 때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나아가 연대하려 하죠. 누구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서려는 각자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은 초기 불교 경전인 <수타니파타(Sutta Nipata)>에 나오는 말로, 인도코뿔소는 뿔이 하나라 뿔끼리 부딪힐 일이 없는데,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홀로 진리를 향해 나아가라는 뜻입니다. 오늘 이야기와 통하는 게 있죠. 설 연휴의 시작일입니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분들 만나면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들이 쏟아질 겁니다. 다 웃으면서 무시하세요. 그분들이 여러분들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까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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