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

Song by Usher

by GAVAYA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어셔(Usher)'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z-vX7 pmPMR4? si=UvhZM4 dxlC65_yqm

Deep down you know it"s best for yourself but you

맘 깊은 그 속에서 그 선택이 네 자신에게 최선이라는 걸 알지만

Hate the thought of her being with someone else

그녀가 다른 사람하고 같이 있는 건 생각하기 싫어

But you know that it"s over We know that it"s through

하지만 끝났다는 걸 알잖아, 우리 둘 다 알고 있어

Let it burn Let it burn

태워봐, 태워봐

Gotta let it burn

태워야 해


- Usher의 <Burn> 가사 중 -




Usher는 1994년 데뷔했습니다. 마이클 잭슨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가수로 꼽히죠. 2000년대가 그의 전성기였으며, 주 장르는 R&B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와 세븐이 그를 추종하는 음악 세계를 펼쳤고, 이들뿐만 아니라 당시 많은 가수의 선망 대상이었습니다.

그는 11세부터 그룹 멤버로 활동했고, 13세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발탁되어 데뷔하게 됩니다. 첫 싱글이 빌보드 핫 100 2위를 기록하며 범상치 않음을 알렸고, 후속 싱글 'Nice & Slow'가 1위를 차지하면서 정상 등극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2001년 발매한 3집에 이어 2004년 발매한 4집 <Confessions>가 그야말로 '대박'을 쳤습니다. 여기에 'Yeah!'라는 그의 대표곡이 담겼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도 해당 앨범 수록곡입니다. 이후 결혼을 발표하고 5집과 6집을 발표했는데, 이때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7집부터 하락세를 걷다 2016년에 8집을 발매했죠.

최근 2023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첫 앨범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했고, 2024년에는 8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최전성기였던 2004년에는 SBS <인기가요>에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R&B의 훌륭한 안내원이었던 그, 한동안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 준 어셔를 <가사실종사건> 아카이브에 담아봅니다.


자, 이제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Burn'인데요. 무엇을 태운다는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의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봐야겠네요. 가사가 역대급으로 깁니다. 거의 랩 수준이에요. 하하하.

처음에는 독백 같은 가사로 시작합니다.

'I don't understand why 왜인지 이해를 못 하겠어 / See it's burning me to hold onto this 내 속은 타들어 가는데 / I know this is something I gotta do 이걸 꼭 해야 한다는 건 알아 / But that don't mean I want to 그렇다고 해서 원하는 건 아냐 / What I'm trying to say is that I-love-you I just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는 것, 하지만 / I feel like this is coming to an end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 / And it's better for me to let it go now than hold on and hurt you 널 붙잡고 아프게 하느니 차라리 지금 놓아주는 게 나에게도 낫겠지 / I gotta let it burn 다시 태워야 해'

이 부분에서 화자는 아직 이별 준비가 안 된 채 미련이 남아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앞의 'burn'은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이고, 뒤의 'burn'은 남은 미련 같은 것이 아닐까요.

드디어 1절입니다.

'It's gonna burn for me to say this But it's comin' from my heart 이 말을 하는 건 매우 아프겠지만, 내 진심에서 나온 말인걸 / It's been a long time coming But we done been fell apart 그동안 오랜 시간이 흘렀고 우린 이미 멀어졌지 / Really wanna work this out But I don't think you're gonna change 이걸 해결하고 싶지만 네가 바뀔 거라곤 생각되지 않아 / I do but you don't Think it's best we go our separate ways 난 노력하겠지만 넌 아냐, 차라리 따로 가는 게 최선이 아닐까 / Tell me why I should stay in this relationship 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말해줘 / When I'm hurting baby, I ain't happy baby 이렇게 아픈데, 행복하지 않은데 / Plus there's so many other things I gotta deal with 게다가 해결해야 할 다른 일도 너무 많아 / I think that you should let it burn 사랑이 타버리도록 내버려 둘래'

이별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극한의 고통(burn)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는 쪽으로 치닫고 있죠. 한동안 떨어져 지냈음에도 전혀 바뀐 것이 없는 상황이랄까요. 그래서 둘 사이에 남은 사랑이 타버리도록 내버려 둔다고 선언합니다.

2절을 보시죠.

'Sendin' pages I ain't supposed to 하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보내 / Got somebody here but I want you 곁에 누군가가 있지만 난 널 원해 / Cause the feelin' ain't the same 그 느낌은 예전 같지 않기에 / find myself Callin' her your name 정신 차려보면 그녀를 네 이름으로 부르고 있네 / Ladies tell me do you understand? 여성분들, 제 마음을 이해하시나요? / Now all my fellas do you feel my pain? 남성분들, 제 고통이 느껴지나요? / It's the way I feel I know I made a mistake 이게 제 솔직한 기분이에요, 실수했다는 걸 알아요 / Now it's too late I know she ain't comin' back 하지만 너무 늦었죠, 그녀는 돌아오지 않아요 / What I gotta do now To get my shorty back 그녀를 되찾기 위해 이제 무얼 해야 하나요 / Ooo ooo ooo ooooh Man I don't know what I'm gonna do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Without my boo You've been gone for too long 내 사랑 없이는... 넌 너무 오랫동안 떠나 있었어 / It's been fifty-leven days, um-teen hours 벌써 수십 일, 수십 시간이나 지났는걸 / Imma be burnin' till you return (let it burn)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난 계속 타들어 갈 거야 (다 태워버려)' 부분입니다.

두 사람이 떨어진 지 수십 일이 지났습니다. 화자는 다른 이성과 함께하면서도 상대를 잊지 못해 연락을 하고 있죠. 자신의 선택이 실수였다는 것을 단번에 깨닫습니다. 여전히 상대를 사랑하기에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입니다. 'When your feeling ain't the same and your body don't want to 너의 느낌이 예전 같지 않고 몸이 원하지 않을 때 / But you know gotta let it go cuz the party ain't jumpin' like it used to 이젠 놓아줘야 할 때야, 예전 같은 분위기가 아니니까 / Even though this might bruise you 이게 네게 상처가 될지 몰라도 / Let it burn Let it burn 태워버려, 다 태워버려 / Gotta let it burn 태워야만 해 / Deep down you know it's best for yourself but you 맘속 깊은 곳에선 그 선택이 너 자신에게 최선임을 알지만 / Hate the thought of her being with someone else 그녀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 / But you know that it's over We know that it's through 하지만 끝났다는 걸 알잖아, 우리 둘 다 알고 있어 / Let it burn Let it burn 태워버려, 다 태워버려 / Gotta let it burn 태워야만 해' 여기서 'Burn'은 미련의 마음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I'm twisted cuz one side of me is tellin' me that I need to move on 혼란스러워, 한편에선 이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데 / On the other side I wanna break down and cry 다른 한편에선 무너져 울고 싶어 /... So many days, so many hours 정말 많은 날, 많은 시간 동안 / I'm still burnin' till you return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난 여전히 타오르고 있을 거야' 부분입니다. 현실은 이별이지만 마음은 사랑인, 이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자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Burn'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애끓는 마음이겠지요.


음, 오늘은 제목 'Burn'에 대해 이야기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우리말에 '애간장을 태우다'라는 표현이 있죠. 몹시 초조하고 안타까워서 속이 타는 듯한 극심한 걱정과 불안을 비유한 관용구입니다. 이 노래에서는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을 저버리는 마음 사이에서 무엇을 태워야 할지 갈등하고 있습니다.

'열정 따위를 불태우다'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여기서 '태우다'는 쏟아붓는다는 의미죠. 자신이 가진 열의를 아낌없이, 남김없이 어떤 일에 올인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태우면 재만 남고 사라지듯, 그런 소멸의 이미지를 빌려온 것이겠죠.

'다 태워본 사람만이 미련을 갖지 않는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언가를 시도할 때 계산하기보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전력을 다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마음의 평온함일 겁니다. 역으로 미련이나 후회가 남는다면, 그건 거기에 흠뻑 빠져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보지 못한 결과인 셈이죠.

'Burn'이 자동사로 쓰이면 '타다'이지만, 타동사(사동사)로 쓰이면 '태우다'가 됩니다. 태우는 행위에는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주체가 있죠.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결국 자신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인생에서 무엇을 태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봄 직합니다.

한때 '열정 페이'라는 말이 유행했죠.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준다는 구실로 청년들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풍토를 비꼰 말입니다. 노동을 착취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냉소가 담겨 있습니다. 열정을 불태웠는데 돌아오는 것이 너무 적다면 부당함에 열이 뻗치기 마련이죠.

무언가를 태우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합니다. 불은 연료를 소모해 열에너지를 방출합니다. 누군가는 타버린 물건의 실체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소멸'이라 하고, 누군가는 없던 것이 만들어졌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하여 '재생'이라 말합니다. 사라져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는 점에선 '환원'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이것을 이별에 대입해 보면, 관계의 변화를 불에 넣어 태우는 것이 바로 '이별 의식'이 됩니다. 사람이 떠났다고 생각하면 소멸이고, 원래 혼자였던 상태로 돌아갔다고 보면 재생 혹은 환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린 이런 선택을 해야 할까요? 관계의 변화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관계를 유지하느니 차라리 한쪽을 선택하겠다는 의지인 것이죠.

화학적으로 보면 한 번 타버린 물건은 재가 됩니다. 재는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갈 수 없죠. 의지를 담아 태우는 행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불가역성의 대표주자가 바로 '시간'입니다.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며, 그 시간 위에 놓인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을 통해 그동안 걸어온 길의 사다리를 끊어내는 것, 그것이 이별입니다.

하지만 행위가 끝났다고 해서 인간의 마음까지 동시에 끊어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끊어진 다리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기억과 감정, 그리고 '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갈 수 없는 세계임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 한편에는 그리움이 남게 됩니다.

태우고자 한다면 제대로 태워야 합니다. 완전히 재가 되는 것을 확인한 후에 자리를 떠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불이 꺼져버리거나 잔불이 남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 붙을 수 있습니다. 이별했는데도 관계가 어정쩡하게 이어지고 있다면 불을 제대로 태우지 못한 까닭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자기 자신을 태우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도 없습니다. 장기간의 '몰입' 단계가 펼쳐지는 것이죠. 다른 것은 보이지 않고 오직 그것 하나에만 집중하는 기간입니다. 이때 우리의 성장은 급속도로 빨라집니다. 어찌 보면 자신을 잘 태울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안락한 과거를 태우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나려는 시도는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적당히가 아니라 자신의 전력을 다 태울 수 있는 과제를 실행하는 것, 자신의 능력을 통해 주변을 밝혀주는 이타적인 태움, 내면의 미성숙함을 성숙으로 바꿔가는 과정들이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타지 못한 마음만큼 비극적인 것은 없습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릴 적 외삼촌 댁에 놀러 갔다가 불장난으로 소 먹일 볏짚을 홀라당 태워 먹은 적이 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었는데, 깨어보니 그만 실수를 했더라고요. 하하하. 불과 사투를 벌였던 외삼촌은 저를 그리 나무라지 않으셨습니다. 그 불로 소의 먹이는 사라졌지만, 삼촌에 대한 저의 마음은 이전보다 더욱 따뜻해졌죠. 그 불은 소멸이 아닌 재생에 가까웠던 걸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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